바이낸스 측 해명에도 투자자들 불안감에 출금 속도 ↑
FTX사태 당시와는 달라...바이낸스 잔고는 견고, 비트코인 움직임도 안정적
세계 1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연이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바이낸스의 준비금 증명 보고서 재무구조에 대한 문제 지적과 더불어 미국 검찰이 장펑자오 바이낸스 대표를 형사고발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이에 바이낸스의 인출량이 급등하고 있다. 시장은 FTX에 이어 바이낸스까지 문제가 떠오르며 긴장감이 흐른다.
11일(현지시각)에는 바이낸스가 준비금 증명 보고서를 공개했지만 재무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부채와 자산은 각각 비트코인(BTC) 59만7692개와 58만2486개다. 부채가 자산보다 약 3% 많다. 고객 자산을 1:1로 커버하고 있다는 바이낸스의 주장과는 다른 수치다.
다만, 장 제시카 바이낸스 대변인은 자산과 부채의 불일치에 대해 “자체 대출 프로그램으로 발생한 차이”라면서 “해당 대출 담보는 다른 통화로 진행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대출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않았다면 101%의 담보율을 보여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2일(현지시각)에는 로이터가 미국 사법 당국이 바이낸스와 장펑자오 대표를 수사한 내용으로 기소 여부를 고민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바이낸스 대변인은 “미국 법무부 내부 작업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라면서 “바이낸스는 보안ㆍ준법 인력을 강화하고 사법 집행 요구에도 성실히 응답해왔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바이낸스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계속되면서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13일(현지시각)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24시간 동안의 순유출액은 9억2000만(한화 1조1921억 원) 달러다.
다만, 아직까지 바이낸스의 잔고는 견고하다. 난센에 따르면 바이낸스 월렛에 보유 중인 가상자산은 77조9520억 원 수준이다. 출금 속도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보유 잔고 총량은 문제없는 것으로 보인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트위터에서 “바이낸스의 BTC 보유량은 8% 줄어들었지만, FTX사태 이후 24%가 늘었다”라면서 “아직까지는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FTX의 스테이블코인 보유량은 파산 며칠 전 93% 하락했다”라고 덧붙였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코인데스크가 FTX의 자회사 알라메다 리서치 재무구조를 보도한 11월 2일 FTX 스테이블코인 보유량은 3602억 원 수준이었다. 이후 FTX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11일 스테이블코인 보유량은 801억 원까지 떨어졌다.
반면에, 바이낸스의 스테이블코인 보유량은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준비금 증명 보고서 공개된 지난 11일 30조1358억 원에서 13일 29조9729억 원으로 감소했다. 12일에는 형사 고발과 관련한 보도도 있었다. FTX사태 당시와는 다른 모습이다.
비트코인의 움직임도 다르다. 11월 5일 3000만 원 수준까지 상승했던 비트코인은 FTX 사태를 거치면서 2300만 원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바이낸스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여전히 2300만 원 수준으로 등락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FTX는 문제가 지적되기 전부터 눈에 띄게 거래소 유출이 일어났다”라면서 “바이낸스는 FTX와 다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