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이은해 "구조행위 있었다"…검찰 "작위에 의한 살인죄"

입력 2022-12-14 16:44수정 2022-12-14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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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조현수가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계곡 살인' 사건으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은해(31) 씨가 항소심 첫 재판에서 범행을 부인했다. 이 씨는 "적절한 구조행위가 있었다"는 입장을 전했고, 검찰은 작위에 의한 살인죄라고 주장했다.

14일 서울고법 형사6-1부(부장판사 원종찬 정총령 강경표)는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씨와 공범 조현수(30) 씨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이 씨 측 변호인은 "두 사람이 구체적으로 살인을 공모한 사실이 없다"며 "원심을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적절한 구조 행위가 있었다"며 사건 당시 마땅히 해야 할 행위를 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나갔다.

검찰은 1심과 마찬가지로 가스라이팅(심리 지배)에 의한 직접 살인이 적용돼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검찰은 "원심에서는 이 씨가 피해자에 대한 심리 지배 상태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며 "하지만 여러 교수의 감정서에 의하면 심리지배 상태에 있었다고 충분히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검찰은 또 "피고인들이 물에 뛰어드는 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물에 뛰어들어 사망했으므로 피고인들은 작위에 의한 살인죄"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원심이 조 씨에게 선고한 징역 30년 역시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이 씨와 조 씨 변호인들은 "조 씨의 경우 살인을 공모하지 않았고 '계곡 살인' 당시 두 사람의 적절한 구조행위가 있었다"고 재차 언급했다. 공소사실과 관계없는 기초 사실이 공소장에 적혀있어 검찰이 '공소장 일본주의'를 위반했다고도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함께 법정에 등장해 자리에 앉았다. 이 씨와 조 씨는 수감복을 입고 재판 중 고개를 숙여 바닥을 내려다봤다. 재판부가 "마지막 할 말이 있냐"고 묻자 "아니요"라고 짧게 답했다.

양측은 재판부에 추가로 증거를 신청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검찰은 피해자가 이 씨의 심리적 지배에 있었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전문심리위원을 추가 증인으로 신청할 방침이다. 이 씨와 조 씨 변호인은 이들이 복어를 사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히기 위해 해당 횟집 주인을 추가 증인으로 신청할 계획이다.

재판부는 내년 1월 11일 다음 공판기일을 열고 증인신문 계획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 씨와 조 씨는 2019년 6월 30일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이 씨 남편 윤 모(사망 당시 39세) 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해 물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수영하지 못 하는 윤 씨에게 별도 장비 없이 4m 높이의 바위에서 3m 계곡으로 뛰어들도록 강요해 숨지게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용어설명] 공소장 일본주의
=헌법이 보장하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공소제기 단계에서부터 실현하기 위해 만든 법률상 원칙. 검사가 작성하는 공소장에 범죄사실과 직접 관련 있는 내용만 담아야 하고, 기타의 서류나 증거능력이 없는 증거를 제출해 법관에 선입견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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