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2012년 이후 첫 영업적자, 수조 원대 예상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영업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이들 기업의 4분기 ‘어닝쇼크‘ 가능성을 제기하는 등 긴장감이 돌고 있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8조1969억 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 13조8667억 원과 비교해 40.89% 감소했다. 지난 3분기 10조852억 원 대비로는 18.72% 줄었다.
특히 일부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을 6조~7조 원으로 전망하는 등 실적 눈높이를 계속 낮추고 있다. 이들 증권사의 예상이 적중할 경우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은 2019년 4분기(7조1600억 원) 이후 3년 만에 8조 원 아래로 떨어진다.
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예상대비 급락하는 등 반도체 실적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최도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메모리 가격과 출하량이 예상을 밑돌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메모리 수요가 역사상 최악의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액 300조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77조7820억 원, 2분기 77조2040억 원, 3분기 76조7820억 원 등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31조7680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0.12% 증가한 76조6572억 원이다.
메모리 반도체 매출 비중이 95%에 달하는 SK하이닉스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마이너스 4192억 원이다. 증권사의 전망치가 맞아떨어지면 SK하이닉스는 2012년 3분기 이후 10년 만에 적자전환한다.
관심은 적자 폭이다. 이달에 SK하이닉스의 영업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8곳의 증권사 절반 이상이 1조~2조 원대의 영업손실을 예상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매출액 감소와 재고자산 평가 손실 확대로 인해 기존 추정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SK하이닉스의 D램과 낸드 재고는 4분기 현재 10주 정도로 추정된다"고 했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 전방인 IT 수요는 소비자 구매력 감소로 여전히 부진하다"며 "블랙 프라이데이, 사이버 먼데이 판매 금액은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으나 물가 상승 감안 시 실질 판매 수량은 감소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0월 D램과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은 각각 22.46%, 3.74% 하락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3분기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D램 매출이 175억4800만 달러로 2분기(249억8400만 달러) 대비 29.80% 감소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3분기 매출은 71억3300만 달러, 52억46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각각 34.20%, 25.30% 줄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재고 조정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내년에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공급 물량 조정 등이 이뤄지면 내년 하반기께 제품 가격이 안정화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