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이달 들어서만 4조 원 넘게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반등했던 국내 증시가 이달 들어 다시 주춤하면서 증시로 잠시 유입됐던 자금이 다시 빠져나간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초 49조6546억 원이었던 투자자예탁금은 16일 46조1188억 원으로 3조5361억 원 줄었다. 투자자 예탁금은 증시 상승장이었던 지난달 15일 51조 원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지난달 초 16조 원에서 17조 원 대로 반등했던 신용거래융자 액수도 이달 16일 기준 17조1456억 원으로 보합세를 이어가는 상태다.
11월 상승 반전했던 증시에 투자 금액이 몰렸다가 12월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증시로 몰렸던 자본이 다시 유출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11월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827조2986억 원으로 10월 말 808조2276억 원 대비 19조710억 원 늘었다. 9월 말 760조5040억 원에서 10월 말까지 48조 원가량 늘었을 때보다는 증가 폭이 줄었다. 11월 증시 반등기에 예금 잔액 상승폭이 줄어든 셈이다.
올해 말부터 내년 초 증시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역머니무브 현상은 지속할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 이후 채권금리 하락, 하향안정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증시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그간 증시는 경기 흐름, 전망과 엇갈린 모습을 보여왔지만, 최근에는 나쁜 소식은 나쁜 것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좋은 소식조차 나쁜 것으로 인식할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증시는 펀더멘털은 양호한데 내년 하반기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기대감에 반등세를 이어왔다”며 “당분간 펀더멘털은 더 부진하고 침체 가능성은 커지는데, 내년 하반기 금리 인하는 어려울 수 있다는 실망감이 증시 변동성을 자극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투자자예탁금 감소는 매수세에 따른 대기자금 해소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들어 개인은 주식 91조 원을 사들이고 90조 원을 매도하는 등 1조 원대 순매수 추이를 보인다. 지난달 3조5521억 원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