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디폴트옵션 259개 상품 승인…정부, 심의위 상시 운영키로

입력 2022-12-2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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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심의 결과 올해 2차례 진행된 승인에는 총 318개 상품 중 259개 상품이 승인(승인율 81%)됐다. 59개 상품은 불승인됐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청된 상품에 대해 고용노동부와 금감원에서 퇴직연금사업자를 대상으로 대면 심의와 서면 심의를 병행해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 본심의를 거쳐 이같이 최종 승인결과가 확정됐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은 근로자가 본인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결정하지 않으면 사전에 정해둔 운용방법으로 적립금이 자동 운용되도록 하는 제도다.

퇴직연금 운영경험이 풍부한 미국, 영국, 호주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가입자의 적절한 선택을 유도해 노후소득보장을 강화하는 것이 정부의 사회적 책무라는 인식하에, 이미 오래전부터 퇴직연금제도에 디폴트옵션을 도입해 운영해 왔다. 현재 이들 국가에서는 연 평균 6~8%의 안정적 수익률 성과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 7월 12일 해당 제도가 시행된 후 승인을 위한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월 1차 승인에서는 165개 상품이 승인(승인율 75%)됐고, 55개 상품이 불승인됐다. 이달 2차 승인에서는 94개 상품이 승인(승인율 96%)됐고, 4개 상품이 불승인됐다.

불승인 사유는 대체로 과거 운용성과가 저조하거나, 운용성과 대비 보수가 과다한 경우 등이 있었다. 특히 계열사인 자산운용사의 펀드를 신청한 경우 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심의가 진행됐다.

1차 심의 과정에서 대다수 퇴직연금사업자들이 근로자의 노후소득보장 강화 및 사전지정운용제도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펀드의 보수를 기존보다 낮춰 승인을 신청했다. 2차 심의를 거치면서 1차에 승인된 펀드도 보수를 추가 인하해 전반적인 보수가 대폭 낮아졌다.

근로자들이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을 활용해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할 경우 더욱 낮은 부담으로 좋은 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고용부와 금융위원회, 금감원은 이날 오전 롯데호텔 서울에서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제도 현장 안착을 위한 퇴직연금사업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정식 고용부 장관,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을 비롯해 은행, 보험, 증권사 사장들이 참석했다.

이정식 장관은 "상품의 승인은 제도의 문을 여는 출발점이며, 앞으로 현장에서 어떻게 운영되는지가 제도 도입의 성과를 좌우할 것으로 본다"며 퇴직연금사업자들에게 적극적인 홍보 및 안내, 기업과 근로자에 대한 명확한 정보 전달 및 안정적인 서비스의 제공 등을 당부했다.

이복현 원장은 "디폴트옵션 제도의 내용이나 가입절차 등이 가입자들에게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며 "퇴직연금사업자가 가입자의 위험성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충실한 설명과 안내를 제공해 제도가 잘 정착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퇴직연금 운영 관련 모범사례 발표도 진행됐다. 국민은행은 KB골든라이프센터(은퇴자산관리 전문 상담센터)를 통한 연금자산관리 대중화 사례와 개별 기업특성을 반영한 최적의 적립금운용지원체계(IPS) 제공 사례를 발표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연금자체 IT부서 및 다층적 관리체계를 통한 고객만족도 제고, 구독형 자산관리서비스인 '퇴직연금 MP(Model Portfolio)서비스'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등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퇴직연금사업자의 제안 및 건의사항 등 현장 의견수렴이 진행됐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금융기관과 정부가 정기적으로 협업해 퇴직연금 콘텐츠 및 공익광고를 제작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 캠페인을 전개해 단기간 내 퇴직연금 인지도를 크게 높이자는 의견을 제안했다.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폐업 등으로 근로자들이 퇴직연금 청구를 하지 못해 미수령 상태로 금융기관에 남아있는 퇴직연금이 수천억 원 수준"이라며 "근로자들이 본인의 퇴직연금을 찾아갈 수 있도록 정부와 금융기관이 협업해 앱 개발 및 '퇴직연금 찾아주기 캠페인'을 실시하자"고 했다.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개인형퇴직연금제도(IRP) 가입자 중 적립금이 없는 가입자에 대한 퇴직연금 의무교육 규제 완화를 건의했다. 이에 대해 이정식 장관은 "정부는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하게 완화하는 방향으로 규제개혁을 추진 중"이라며 "퇴직연금 가입자 교육에 불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고 합리적인 완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정부는 퇴직연금사업자가 늦어도 내년 초까지 최소 7개에서 최대 10개 상품을 승인 받을 수 있도록 심의위원회를 상시로 운영할 계획이다. 제도의 원활한 안착을 위해 고용부-금감원-퇴직연금사업자간 상황반을 운영해 현장 애로사항에 빠르게 대응할 계획이다.

아울러 판매 및 운용 이력이 없는 신규상품이 승인된 경우 승인 후 1년 동안 집중 모니터링을 통해 지속 관리하기로 했다. 계열사 펀드 집중한도 위반 여부도 연말 기준으로 지속 점검해 나갈 예정이다. 원리금보장상품 중도해지 패널티에 대해서는 고용부-금감원-퇴직연금사업자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적정한 패널티 구조를 논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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