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2년까지 경쟁국과 5년 격차 유지…공급망도 구축
업계, 환영 분위기…“새 수요 창출에 당근 될 듯”
정부가 복합위기 극복과 경제 재도약을 위해 디스플레이를 국가전략기술에 포함시켰다. 세제 혜택을 확대하고,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투자를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계기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정부는 ‘2023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디스플레이를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조특법)상 ‘국가전략기술’로 신규 지정하기로 했다.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되면 대기업 기준 시설투자 비용의 6%의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간 디스플레이는 신성장ㆍ원천기술로 분류돼 최고 3%의 세액공제만 받았는데 공제율이 두 배 늘어난 셈이다.
이와 함께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탈환을 위한 기술 투자도 천명했다. 정부는 마이크로 LED, 퀀텀닷(QD) 등 무기발광 차세대 디스플레이 양산기술 확보로 2032년까지 경쟁국과 5년 이상의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기로 했다. 8ㆍ10세대용 OLED 핵심장비, 무기발광 소재ㆍ부품 국산화 기술 확보로 대량 생산체제와 독자적 공급망도 구축한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이번 정책이 업계 반등의 신호가 될 것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한국 디스플레이는 경쟁국 중국에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줬다. 특히 중국은 정부 보조금과 세제 지원을 등에 업고 액정표시장치(LCD) 분야에서 한국을 밀어냈다.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자 최근 LG디스플레이는 LCD 패널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며 사업을 완전히 철수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전략기술에 포함되면서 시장의 새로운 수요 창출에 당근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LCD 사업을 철수하면서 마이크로 LED, Ex-OLED 등 신기술 싸움이 더 중요해졌는데 이 기술에서의 초격차 지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신기술 확보에는 인재가 중요한 만큼 인력 확충에도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산업 혁신인재 성장지원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디스플레이 부문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대학에서 배출한 디스플레이 전공 석ㆍ박사 졸업자는 2018년 542명에서 2020년 433명으로 20% 감소했다.
문대규 순천향대 디스플레이신소재공학과 교수는 “현재 디스플레이 시장은 차세대 신기술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야만 시장 탈환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를 위해 신기술 연구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도 함께 필요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