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스마트오더 ‘데일리샷’서 위스키 주문, 노란통닭서 찾는다[가보니]
“어서 오세요, 노랑통닭입니다. 몇 분이세요?”
“아, 저 위스키 때문에 왔는데요.”
지난 17일 지도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근처 통닭집으로 향했다. 주류 픽업서비스 애플리케이션 ‘데일리샷’에서 주문한 위스키 글렌드로낙 12년을 픽업하기 위해서였다. ‘주문하신 상품이 매장에 도착했습니다’란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 후 약 5분 만에 치킨집에 도착했다. 기름진 통닭냄새와 치맥으로 얼큰한 분위기 틈바구니에서 종업원이 기자의 간단한 신분확인을 거친 뒤 금세 위스키를 건넸다. 이 모든 과정이 단 이틀 만에 끝났다.
주류 스마트오더 서비스가 우리 일상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스마트 오더란 온라인, 모바일로 위스키, 와인 등 주류를 미리 결제하고 편의점 등 오프라인 공간에 픽업하는 서비스다. 국세청이 지난 2020년 온라인 주류판매에 관한 일부 규제를 허용하면서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거래가 크게 늘었고, 집에서 홀로 술을 즐기는 홈술족도 증가하면서 규제 완화 기조가 탄력을 받은 덕분이다.
소비자 측에서 바라본 주류 스마트오더의 장점은 편리성과 시간단축이다. 일반적으로 종류가 다양한 와인, 위스키는 재고확인이 필수다. 관심 주종을 사려 점포에 들렀더니 막상 재고가 없거나 그새 다른 고객이 채가면 낭패다. 주류 동호회에 늘 ‘OOO에 OO위스키 떴습니다’란 글이 자주 보이고, 위스키와 와인 ‘오픈런’이 빚어지는 이유다.
실제 데일리샷에서 관심 있는 주종을 검색하면 픽업 가능 날짜와 함께 기자가 위치한 인근 취급 점포의 재고현황을 모두 확인할 수 있었다. 굳이 관심 주종을 취급하는 점포가 아니더라도, 당장 픽업 가능한 와인, 위스키, 브랜디 등 주류 리스트를 보여주는 ‘NOW 픽업 주문하기’ 서비스도 이용 가능했다.
가맹사업자 입장에서도 주류 픽업서비스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주류를 픽업하러 고객이 직접 방문하면서 자연스러운 점포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픽업 가능한 점포 종류도 통닭집뿐만 아니라 커피숍, 햄버거 가게 등 다양했다. 기자가 방문한 가맹점포 사장 A 씨는 “가맹 계약을 맺은 뒤 매출이 좀 올랐다”라면서 “데일리샷뿐만 아니라 달리 등 주류 픽업 가맹을 복수로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점주들 편익이 확인되면서 주류 스마트오더 서비스는 그야말로 ‘활황세’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데일리샷의 월별 활성화 이용자 수(누적 기준)는 지난 2021년 50만5291명에서 올해(1~11월) 124만9865명으로 147% 폭증했다. 주류앱 달리 역시 지난해(5~12월) 8만7768명에서 올해(1~11월) 21만1983명으로 142% 늘었다.
하지만 과거와 비교해 ‘규제 빗장’이 다소 풀렸음에도 업계의 아쉬움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여전히 현행법상 전통주 가운데 지역특산주 등에 한해 배달이 가능할 뿐, 그 외 주종의 주류 배달은 가로막혀 있는 탓이다. 국세청을 필두로 올해 상반기부터 '주류 온라인 통신 판매 허용 관련 간담회'가 열리는 등 온라인 주류배달 활로가 모색되고 있지만 업계 간 입장 차가 커 답보상태다.
김민욱 데일리샷 대표는 “관련 규제가 풀린 이후 기존 구독모델에서 스마트오더 모델로 전환하면서 고객분들이 잘 이용해주고 계시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배달 관련 니즈도 분명히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지금은 일부 전통주에 한해 배달이 가능한데 관련 규제도 점차 풀리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