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올해 일몰을 앞둔 쟁점 법안들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협상의 주체가 원내대표단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극적인 합의에 이를지 주목된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전운임제(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근로기준법 개정안), 건강보험의 국고 재정지원(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 등 올해 일몰을 앞둔 주요 법안들은 여야 원내지도부 간의 협상 단계로 넘어간 상황이다.
애초 여야는 28일 본회의에서 법안들을 처리하기로 했지만, 소관 상임위들에서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시한을 맞추기 어렵게 됐다. 특히, 8시간 연장근로제의 경우 전날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소위원회에서 제대로 된 논의조차 되지 못했고 27일 예정이었던 전체회의도 파행했다.
본회의 전 마지막 단계인 법제사법위원회도 지도부의 판단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쟁점 법안들은) 원내 지도부에서 정리가 돼야 법사위에서 후속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주호영ㆍ박홍근 여야 원내대표는 앞으로 치열한 협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안전운임제를 두고 양측의 입장차가 극명해 합의가 원활하게 진행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합의에 입각해 국민의힘이 안전운임제를 포함한 일몰 조항 법안들의 일괄 타결에 나서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안전운임제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이 어제 일몰 연장이 의미 없다고 또 합의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대통령이 반대하면 여야 합의가 당장 휴짓조각이 돼 버리는 상황이라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그 밖에 다른 쟁점 법안들에 대해서도 "국민건강보험법(국고 재정지원 일몰 연장)은 이번 기회에 여야가 심도 있게 논의하면 땜질 처방이란 오명을 피할 수 있다. 근로기준법(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역시 정부가 계도기간 등 행정적인 예산 지원을 우선 시행하고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오전 원내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일몰법들에 관해 양당 의견들이 거의 나와 있고 접점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를) 민주당이 동의하고 있지 않아 일몰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안전운임제에 대해서도 "이름부터 잘못됐고 기능도 잘못돼서 정부는 제도를 재구조조정할 생각"이라며 "28일 본회의에서 일몰법안들이 거의 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정책위원회 관계자는 "여야가 서로 하기 싫은 법이 있고 하고 싶은 법이 명확한데 이것들이 뒤엉킨 상태"라며 "법사위도 계속 밀리면서 올해 말일까지 치고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