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아파트값이 급락하면서 아파트 시가총액 순위도 출렁였다. 시가총액 1위인 송파구 ‘헬리오시티’는 1년새 시총이 3조 원 이상 빠졌고, 2위 이하 상위권 단지 순위도 모두 뒤바뀌었다. 송파구 아파트가 주춤한 사이 서초구 반포동 일대 단지들이 새롭게 시총 상위 단지에 이름을 올렸다.
27일 KB부동산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리치고’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집값 급락으로 서울 송파구 일대 단지 몸값이 하락했지만, 서초구 반포동 일대 단지는 오히려 시총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기준 송파구 헬리오시티 시총은 15조 원으로 집계됐다. 이 단지는 2018년 12월 준공된 총 9510가구 초대형 단지다. 올해 집값 급락으로 헬리오시티 시총은 지난해 12월 대비 17.6%(3조2000억 원) 줄었다. 시총 순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위를 유지했지만, 단지 집값은 많이 빠졌다.
집값 급락 여파로 아파트 시총 2위부터 5위 순위는 모두 바뀌었다. 이날 기준 시총 2위 단지는 송파구 ‘올림픽선수기자촌’으로 총 13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단지는 지난해 말 시총 13조8000억 원으로 4위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시총 감소율 4.3%에 그치면서 두 계단 상승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림픽선수기자촌은 1988년 준공돼 재건축 연한(30년)을 훌쩍 넘긴 노후 단지다. 앞서 재건축을 위한 정밀안전진단에서 ‘조건부재건축’(D등급)을 받는 등 재건축 기대감으로, 하락 폭이 큰 송파구에서 상대적으로 가격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난해 시총 상위 단지인 송파구 ‘파크리오’와 ‘잠실엘스’, ‘리센츠’는 가격 하락으로 시총이 줄며 순위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파크리오는 지난해 시총 16조 원이었지만, 이날 기준으로는 13조1000억 원에 그쳤다. 하락률은 18.1%(2조9000억 원)에 달했다. 잠실엘스 역시 지난해 시총 14조2000억 원에서 올해 말 11조8000억 원으로 16.9%(2조4000억 원) 감소했다. 시총 감소로 파크리오는 지난해 2위에서 올해 3위로, 잠실엘스는 3위에서 5위로 내려앉았다. 리센츠는 10.8%(1조4000억 원) 줄어든 11조6000억 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5위에서 올해 6위로 밀렸다.
송파구 일대 단지가 가파른 집값 내림세를 겪는 동안 서초구 단지 몸값은 오히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구 ‘반포자이’는 올해 시총 12조9000억 원으로 전체 단지 중 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6위에서 두 계단 뛰었다. 반포자이 시총은 올해 약세에도 지난해(12조8000억 원)보다 오히려 0.8%(1000억 원) 늘었다. 또 서초구 ‘래미안퍼스티지’는 지난해 말 시총 9조3000억 원으로 10위권 밖이었지만, 올해는 9.7%(9000억 원) 치솟은 시총 10조2000억 원으로 전체 7위에 올랐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 중에서도 서초구를 중심으로 한 ‘똘똘한 한 채’ 집중 현상이 뚜렷해지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반면 송파구는 대단지가 집중돼 있고, 물량도 많아 매도량이 집중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가격 하락 폭이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