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사전등록·기동대 배치에도 피켓·소음유발 용품 반입
마포 백투본 “마포 소각장 절대 반대…전면 백지화하라”
서울시가 마포구 상암동 일대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폐기물 소각장) 건립을 두고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지만,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인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시는 지난 10월 주민설명회가 파행됨에 따라 이번에는 경찰 기동대를 배치하고 참석자들의 사전 등록도 받았지만, 결국 고성이 오가며 주민들과 충돌했다.
28일 오전 10시 서울시 자원회수시설추진반은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사전등록을 한 200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설명회장에서 주민들의 고성이 오가고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면서 급하게 마무리됐다.
설명회를 앞두고 이날 오전 9시부터는 월드컵경기장 서쪽 정문 앞에서 마포 소각장 신설 백지화 투쟁본부(백투본)의 주최로 500명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시위가 열렸다.
본래 설명회는 10시 정각에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당시 주민들은 3분의 1도 참석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러던 와중에 몇몇 주민들이 피켓과 호루라기 같은 소음유발 물품을 반입한 채 설명회장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설명회장으로 들어온 주민들은 ‘소각장 추가 결사반대’, ‘모르쇠로 일관하는 서울시를 수사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항의 목소리를 냈다. 한 마포 백투본 관계자는 “전 세계 어느 도시에서 쓰레기 소각장이 있는 곳에 소각장을 하나 더 짓는다고 하냐”라며 “무조건 반대”라고 말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주민은 “서울시에서 여는 설명회는 고지한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지 않으냐”라며 “빈자리가 이렇게 많은데 어떤 주민들한테 설명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번에 환경영향평가를 맡은 업체 관계자가 결과 발표를 이어갔으나, 주민들의 고성과 부부젤라 등으로 인해 원활한 진행은 어려웠다. 업체 관계자는 “대기 질, 위생 및 공중보건, 악취 등 정밀한 모델을 활용해 정량적으로 평가한 결과 기준을 모두 만족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는 환경영향평가법 제13조에 따라 입지후보지 및 주변지역의 환경과 관련해 대기환경, 토양, 수질, 소음‧진동 등 14개 항목에 대해 조사한 바 있다.
그 결과 자원회수시설 증설에도 대기 오염물질, 악취 등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원회수시설 증설에도 미세먼지(PM-10), 이산화질소(NO2) 다이옥신 등은 환경기준을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양, 수질, 소음‧진동 등도 자원회수시설 증설에 따른 환경 상 영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올해 10월 시가 신규자원회수시설 건립 후보지로 마포구 상암동 일대가 선정된 배경을 설명하고자 마련된 주민설명회는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파행됐다.
이에 따라 이번 설명회는 참석을 원하는 주민들은 사전등록을 하고, 소음을 유발하는 부부젤라 등의 물품이 반입을 금지했다. 시 측에서는 물리적인 충돌을 막기 위해 경찰 기동대 배치하고, 여러 부서 공무원들이 참석해 자리를 정돈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시 관계자가 “이것으로 주민설명회를 마칩니다. 서울시 행사 요원들은 다 철수해주시길 바랍니다”라고 말하며 설명회는 마무리됐다.
한편 시는 신규 자원회수시설 최종 후보지로 마포구 상암동 현 부지를 선정한 바 있다. 2026년까지 기존 마포자원회수시설 옆에 새 소각장 시설을 짓고, 기존 시설은 2035년까지 철거할 계획이다. 약 9년 동안은 2개의 자원회수시설이 동시에 가동된다. 시는 신규 자원회수시설 상부에 복합문화공간과 공원 등을 조성해 기피시설이 아닌 기대시설로 재탄생시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