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서울 입지를 자랑한 경기 광명시 브랜드 단지들이 청약 낙제점 성적표를 받았다. 전국 분양시장 한파가 지속하는 가운데 광명 분양시장 침체는 더 심화하는 모양새다. 서울과 비슷한 수준의 비싼 분양가가 청약 성적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분양물량이 쏟아질 예정인 만큼 광명 분양 시장 전망에 비상등이 켜졌다.
2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 광명시 철산동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는 전날 1순위 청약을 받은 결과 전체 930가구 모집에 902명이 신청하면서 평균 청약 경쟁률 0.97대 1에 그쳤다. 전체 9개 타입 중 1순위 해당지역 마감 타입은 단 2개 타입뿐이었다.
물량이 가장 많았던 전용 59㎡형 타입에서 대거 미달됐다. 전용면적 59㎡A형의 경우 전체 237가구를 모집했는데 109건만 접수되면서 128가구가 미달됐다. 전용 59㎡B형 역시 458가구를 모집했지만 204명만 신청하면서 절반 이상이 미달됐다.
같은 날 청약을 받았던 광명동 ‘호반써밋 그랜드 에비뉴’ 역시 성적이 저조했다. 이 단지는 전체 293가구를 일반분양했는데 184명만 청약에 나서면서 1순위 평균 경쟁률이 0.62대 1을 기록했다. 전체 9개 타입 가운데 해당지역에서 마감된 타입은 하나도 없었고, 전용 59㎡B형, 74㎡A형, 84㎡A을 제외한 6개 타입에서는 미달 가구가 발생했다.
일반공급에 앞서 진행했던 특별공급에서도 부진했다.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는 742가구 모집에 701명, 호반써밋 그랜드 에비뉴는 245가구 모집에 355명 신청에 그쳤다.
두 단지 흥행 참패는 비싼 분양가 탓으로 해석된다. 전용 84㎡형 기준, 호반써밋 그랜드 에비뉴는 8억7920만 원으로 책정됐다. 직전 분양단지였던 ‘광명 푸르지오 포레나’ 같은 평형이 7억800만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24% 높다.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의 경우엔 10억4900만 원으로, 48%나 비싸다.
문제는 내년이다. 올해보다 더 큰 규모의 단지들이 내년 분양을 앞두고 있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광명1R구역 3585가구 △베르몬트로광명 3344가구 △광명4R구역 1957가구 △광명5R구역 2878가구 △철산주공 10·11단지 1490가구 등 1000가구 이상 대단지들이 내년 분양할 계획이다.
이번 광명 내 주요 단지 흥행 참패와 더불어 서울 곳곳에서 미분양 사태가 심화하는 만큼 광명의 분양 침체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파트값마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광명시 아파트값은 올해 누적기준 13.95% 하락했다. 이는 경기 내에서 수원 영통구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큰 하락 폭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광명은 애초에 인구가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번에 나온 단지들은 분양가까지 비싸 수요가 적었다”며 “만약 내년에 규제지역에서 해제된다면 상황이 조금 나아지겠지만, 일반분양 수가 많아서 경쟁률은 더 오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