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올해 유망 업종으로 ‘반도체’를 꼽았다. 설문 응답자 10명 가운데 7명이 택했다. 업황이 개선되면서 산업 사이클에 변화도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작년 12월에 발표된 경제지표에서 반도체 출하와 재고가 플러스(반등)로 진입해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당시 반도체 출하는 전년대비 18.4% 개선됐고, 재고는 1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2차 전지, CMO(바이오위탁생산), 신재생 및 산업재(기계) 기술 및 에너지 등 공급망 재편에 중심에 있는 업종이 핵심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에 이어 증시를 주도할 업종으로는 2차 전지와 신재생으로 조사됐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센터장은 “2차 전지, 신재생 에너지 등 경기와 큰 상관없이 구조적으로 성장하면서 금리 하락의 도움도 받는 업종이 선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센터장은 “2차 전지 업종은 주가 조정으로 진입 매력이 확대되고 성장 가시성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특정 업종에 공감대가 형성된 기대 업종과 달리 조정이 우려되는 업종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 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유동성 경색 이슈가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건설을 우려 업종으로 꼽았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운송, 정유, 화학을 조정 우려가 큰 업종으로 꼽았다. 정 센터장은 “작년보다 역성장이 예상된다”며 “경기 침체를 후행적으로 반영해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에 민감한 소비재, 자동차, 화장품 등이 조정 우려 업종으로 꼽았다.
전문가들이 예상한 올해 코스피 최하단은 2000포인트, 최상단은 2750포인트였다. 미국과 중국의 통화·경제정책을 주시해야 한다는 공통 의견이 나왔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내 주식시장 위기의 시작은 ‘집안’이 아니라 ‘집밖’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회의 일정은 현지시간으로 △1월 31일~2월 1일 △3월 21~22일 △5월 2~3일 △6월 13~14일 △7월 25~26일 △9월 19~20일 △10월 31일~11월 1일 △12월 12~13일이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앙은행의 정책변화와 기업이익 변화를 가장 주목해야 한다”며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여부와 시점이 변수인데 올해 2분기가 최종금리 도달 시점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그 직전에 주식시장 반등을 모색해본다”고 분석했다.
정연우 센터장은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점차 완화하는 것만으로도 경기에 긍정적인 변화”라며 “위드코로나로 전환될 경우 경기 모멘텀이 강하게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고, 중국의 양호한 경기 모멘텀은 위안화, 원화 강세 압력을 높이며 증시에 우호적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추천 종목으로 삼성SDI, SK하이닉스, 2차 전지 ETF 등 다양하게 제시됐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SDI·LG이노텍을,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SK이노베이션·기아·현대일렉트릭·현대미포조선·LS·팬오션을 추천 종목으로 각각 꼽았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LG전자·코스맥스·이노와이어리스를 제시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엔 고금리 환경 하에서 안정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은행을 주목한다”며 “더불어 경기 침체국면이 지속되므로 음식료, 건강관리 등 경기방어주에 대한 관심도 유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