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이 권순찬 감독을 경질했다.
흥국생명은 2일 보도자료를 통해 “권 감독과 김여일 단장이 사퇴했다”고 알렸다.
임형준 흥국생명 구단주는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권 감독과 헤어지기로 결정했다. 단장도 동반 사퇴하기로 결정했다”며 “흥국생명을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지금까지 팀을 이끌어온 권 감독께는 감사 드린다”고 설명했다.
배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구단은 이날 권 감독에게 해임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은 사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상 경질이다.
권 감독은 올 시즌 3라운드까지 안정적으로 팀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V-리그에 복귀한 ‘배구여제’ 김연경의 활약 속에 흥국생명은 2위(14승4패 승점 42)를 달리며 1위 현대건설(16승2패 승점 45)을 바짝 쫓고 있다. 이미 지난달 29일에는 현대건설을 연패로 몰아넣으며 기세를 올리기도 했다.
권 감독은 해임 통보를 받고 곧바로 짐을 챙겨 팀을 떠났다. 권 감독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구단 고위층이 선수 기용에 개입을 해왔는데 부당한 지시라고 생각해 거부해왔다고 주장했다.
김연경 등 베테랑 선수들이 구단주와 직접 만나 경기 출전 보이콧까지 고려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흥국생명 팬들은 “2년 전 이재영·이다영 자매 문제로 물의를 일으키더니, 이번에도 저급한 행동으로 배구 팬을 실망시켰다”, “흥국생명 같은 팀에 누가 감독으로 가려고 할까”, “김연경이 있기 아까운 팀, 이적했으면 좋겠다”라고 비난했다.
한편 흥국생명은 당분간 이영수 수석코치에게 감독대행을 맡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