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설 민생안정대책 발표…농·축·수산물 할인에 300억 원 투입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올해 전체로 보면 물가는 하향 안정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분간은 상방 압력 지속으로 고물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새해 첫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설 민생안정대책' 등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추 부총리는 "1월은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 등 계절적 상방 요인이 잠재해 있는데 더해 이른 설 명절을 앞두고 성수기 수요가 증가하면서 상방 압력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난방비 부담이 확대되고,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도 증가하면서 취약계층 중심으로 겨울철 어려움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물가와 민생안정을 최우선으로 하여, 풍요롭고 따뜻한 설 명절을 위한 정책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사과·배·돼지고기 등 16대 성수품 평균가격이 전년보다 낮은 수준이 되도록 역대 최대규모인 20만8000톤을 공급하고, 농·축·수산물의 경우 총 300억 원의 할인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전기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취약계층의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요금할인을 대폭 확대하겠다"며 "이번 동절기 에너지바우처 단가도 15만2000원으로 추가 인상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대체휴무일을 포함한 설 연휴 4일간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는 등 각종 편의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아동·청소년·노인·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복지 확대와 저소득층 먹거리·교육·교통 등 지원이 설 전후 조기 집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올해 경기가 상반기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저하고'의 흐름이 전망되는 가운데, 정부는 연초부터 신속한 재정집행과 주요 공공기관 투자의 조기 집행에 나설 계획이다. 중앙재정의 경우, 상반기 중 역대 최고수준인 65% 이상의 신속집행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주요사업 예산 240조 원을 신속집행 관리대상으로 선정해 사전절차를 가속화하고, 예상되는 집행 지연요소도 선제적으로 점검·해소한다.
특히, 지자체 보조사업의 경우 사업수행자가 이미 확정된 사업은 국비를 즉시 교부하고, 공모 등의 절차가 필요한 사업은 상반기 중 최대한 신속히 선정할 예정이다. 지방재정과 지방교육재정도 신속집행 기조에 맞춰 역대 최고 수준인 각각 60.5%, 65.0%를 상반기에 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일자리 사업과 민생·물가안정 사업의 경우, 주요 사업별 전달 체계·집행 과정을 각별 관리한다. 연초 고용여건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참가자 모집·채용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 상반기 내 관리대상 일자리 예산의 70% 이상을 집행한다. 민생·물가안정에 기여하는 사업도 선별해 매월 집행 실적을 점검하고, 집행상 애로를 해소할 예정이다.
최근 연간 100조 원 수준으로 급증한 국고보조금이 부정 수급되지 않도록 보조금 관리 체계도 전면 개선한다. 관계부처 합동으로 보조금 집행점검 추진단을 구성·운영해 모든 민간 보조사업자를 e나라도움 시스템에 등록하는 등 관리체계를 정비한다. 또한, 보조금법을 개정해 외부 기관을 통한 검증 및 회계감사 대상을 대폭 확대하고, 관계부처 합동 점검도 강화한다.
이날 추 부총리는 공공기관의 재정건전성 강화 등을 위한 '2023년 주요 공공기관 투자 효율화 추진 계획'도 밝혔다. 추 부총리는 "주요 공공기관 투자의 경우, 재정건전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투자집행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며 "어려운 경제여건에 대응하기 위해 27개 주요 공공기관에서는 올해 총 63조3000억 원의 투자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상반기에 역대 최대 규모인 55% 수준을 조기에 집행하도록 하겠다"며 "주거안정, 에너지, 교통·물류를 위한 필수 인프라 구축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사업에 중점적으로 투자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기관 예타 기준을 1000억 원에서 2000억 원으로 상향 조정해 공공기관의 자율성을 강화하고, 투자집행 상황을 매월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