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애플도 관련 프로젝트 진행 중
EU도 관련 시스템 구축 의무화하며 기업 압박
데이터센터는 빅데이터를 저장하고 유통하는 시설로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한다. 유럽은 데이터센터가 대량의 전력을 사용하며 발생시키는 여열을 난방 네트워크에 활용하려는 것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데이터센터 여열을 난방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돼왔지만, 최근 유럽 각국이 해당 연구 지원에 속도를 내면서 연구는 물론 실제 적용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메타는 2020년부터 덴마크 오덴세 데이터센터 여열을 활용하기 위해 회수하고 있다. 메타는 거점을 확대해 올해 약 1만10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의 여열을 제공할 전망이다.
아마존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해 아일랜드와 덴마크, 핀란드 등에서 가동하고 있는 데이터센터의 여열을 현지 난방 시스템과 연결하기 위한 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했다.
구글은 유럽 각지에 있는 자사 데이터센터에서 나오는 폐열을 회수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네덜란드 데이터센터협회(DDA)에 따르면 네덜란드에서는 이미 10개 데이터센터가 여열을 제공하고 있고, 관련 프로젝트 15개가 진행 중이다.
유럽은 작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함에 따라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을 중단한 이후 에너지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 목적으로 유럽은 IT 기업이 여열 회수 시스템 구축에 투자하도록 ‘당근’과 ‘채찍’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데이터센터 운영 사업자가 여열을 기업 사무실이나 주택 난방에 재사용하기 위한 실현 가능성 조사를 의무화하는 에너지 효율에 관한 규제를 마무리하고 있다.
프랑스와 덴마크 등에서는 폐열을 확보하는 시스템 구축을 건축 허가의 필수 조건으로 포함했다. 동시에 이와 관련한 우대세를 도입했다.
스테인 흐로브 DDA 대표는 “폐열을 활용한 난방 지원 사업이 몇 년 전보다 훨씬 더 흥미로운 분야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U가 지원하는 폐열재사용촉진계획인 ‘리유스히트(ReUseHeat)’의 연구에 따르면 지역 난방시스템과 근접한 곳에 있는 데이터센터는 연간 최대 약 50테라와트의 여열을 제공할 수 있다. 이는 2020년 EU 가구가 난방에 사용한 에너지의 2~3%에 해당한다.
IT 기업들은 10여 년 전부터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여열을 활용하는 사업을 구상해왔지만, 기술적, 법적 장벽이 높았다.
그러나 최근 유럽의 세금 우대 정책이나 에너지 효율에 관한 요건 변경이 기업의 계산을 바꾸고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덴마크의 닐스 풀상 유럽의회 의원은 “유럽의회에서도 데이터센터 여열 활용을 압박하는 분위기”라며 “데이터센터의 열을 이용하면 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후위기 극복에도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