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판매 전년 대비 1%↓
토요타ㆍ혼다ㆍ닛산 9~33% 줄어
토요타와 판매 격차 역대 최소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반도체 부족과 금리 인상 여파를 받아 주춤한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미국 현지에서 크게 선전했다. 특히 혼다와 닛산 등 일본 경쟁사를 가볍게 제치는 한편, 글로벌 톱 수준을 유지 중인 토요타와의 격차마저 역대 최소 수준으로 줄였다.
5일 완성차 업계와 미국 오토모티브 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의 미국 현지 판매는 2021년(148만9118대)보다 1.0% 수준 감소한 147만4224대에 머물렀다. 다만 미국 전체 자동차 시장이 평균 10.8%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현대차와 기아 판매가 각각 1.9%와 0.9% 수준 감소했다. 반면 마진율이 높은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2021년(4만9621대) 대비 무려 13.7%나 증가한 5만6410대를 기록했다.
이와 달리 일본 주요 브랜드는 전년 대비 낙폭을 키우며 위축세를 보였다. 토요타마저 10% 가까운 감소세를 보였다.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 나아가 금리 인상에 따른 산업 수요 감소 탓이다.
먼저 △현대차그룹이 147만4000여 대를 판매하는 사이 △닛산ㆍ인피니티는 약 73만 대(-25.4%) △혼다ㆍ어큐라가 약 93만 대(-32.9%) 판매에 그쳤다. 시장 평균 감소 폭을 넘어선 규모다. 글로벌 톱3 체제를 구축해온 △토요타의 감소 폭(-9.6%)이 시장평균치(-10.8%)에 못 미쳤다.
아직 미국 일부 브랜드와 독일차의 판매 결과가 집계되지 않아 전체 시장 점유율은 가늠할 수 없다. 그러나 판매실적을 공개한 한국차와 일본차의 성적표를 비교하면 한국차의 선방은 뚜렷하다.
가격 측면에서 일본차와 맞경쟁 구도를 갖추고 있는 만큼, 시장 점유율 역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현대차그룹이 일본차를 상징하는 대표 브랜드 토요타와의 격차를 크게 줄였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2021년 기준 현대차그룹의 미국 판매(148만9000여 대)는 토요타 현지판매(233만2000여 대)의 63.4% 수준이었다. 격차도 84만 대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해 이 격차를 크게 줄여 현대차그룹 현지판매(147만4000여 대)가 토요타ㆍ렉서스 판매(210만8000여 대)의 70.1% 수준까지 급증했다. 판매 격차도 63만 대 수준으로 감소했다. 미국 현지에서 현대차그룹과 토요타의 격차가 60만 대 수준까지 좁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미국시장에서 여전히 토요타ㆍ렉서스가 현대차그룹보다 60만 대 이상 더 많은 차를 판매하고 있다. 이는 조립공장 2곳의 생산분에 해당한다”라며 “미국에서 토요타 판매의 70% 수준까지 추격 중이지만 이를 유지하는 게 더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