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 개발 투자 지속…기술력 확보 총력전
국내 조선업계가 미래해양사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단순 제조업 이미지를 탈피하고 차세대 에너지 사업에 중점을 두는 것과 동시에 글로벌 연구ㆍ개발을 통해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에 참가한 HD현대는 지속가능한 미래 구현을 위해 바다에 대한 관점과 활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전환하겠다며 '오션 트랜스포메이션'(Ocean Transformation)이라는 비전을 발표했다.
그룹의 주력 분야인 조선·해양, 에너지, 산업기계 기술력을 활용해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고, 바다를 통한 안전한 운송과 활용을 위한 가치사슬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바다를 '지속가능한 친환경 에너지의 장'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정기선 회장은 "늘어나는 전 세계 에너지 수요를 해양 자원으로 충당할 수 있다"며 "에너지 기술과 최첨단 해양 플랫폼을 활용해 바다를 ‘재생에너지 신개척지’로 만들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다의 잠재력은 24조 달러(약 3경 원)가 넘는다"라며 "근본적인 대전환이라는 비전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바다를 활용하는 ‘발견의 새 시대’를 열 것"이라고 부연했다.
HD현대는 앞서 지난달 26일 그룹의 공식 명칭을 바꿀 때도 '시대를 이끄는 혁신과 끊임없는 도전으로 인류의 미래를 개척한다'는 미션을 공개하면서 미래 산업을 위한 투자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었다
삼성중공업도 미래 에너지로 주목받는 해상 원전 사업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4일 삼성중공업은 해상 원자력 발전 설비 부유체인 'CMSR(소형 용융염원자로) 파워 바지(barge)'에 대한 개념 설계를 완료해 미국 ABS선급으로부터 기본인증을 획득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용융염원자로는 일반 대형 원자로에 비해 크기가 작아 활용 분야가 다양하고, 핵분열 에너지를 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으면서 높은 효율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원"이라고 소개했다.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CMSR 파워 바지는 전력 생산 수요 규모에 맞춰 100㎿급 CMSR을 2기에서 최대 8기까지 탑재할 수 있다. 이번 부유체 개념설계 선급 인증을 시작으로 CMSR 실증 이후 전체 발전 설비의 상세설계 등을 거쳐 2028년까지 제품을 상용화하기로 했다.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스마트 제조혁신'을 강조하며 미래 기술 경쟁력 강화에 힘쓰겠다고 의지를 밝혔었다.
정 사장은 스마트 제조혁신에 대해 "3D모델링, 디지털 트윈 등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한 업무 혁신을 반드시 이뤄내자"면서 "빅데이터를 이용한 AI솔루션은 분석·통계 기반의 실시간 의사결정을 가능케 하고 EPC 수행역량을 고도화해 생산성 20% 향상이라는 목표에 도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기후위기는 당면한 과제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기회"라며 "에너지 대전환기에 맞는 친환경 미래선박과 무탄소 연료기술 상용화를 선도해 조선해양 산업의 탄소중립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거듭나자"고 했다.
대우조선해양도 미래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난달 포스코와 '조선용 신소재 개발 및 적용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 업무 협약식'을 했다.
두 회사는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을 위해 고압과 저온에서 견딜 수 있는 특수강과 영하 253℃ 극저온 액화수소 저장과 운반을 위한 고망간강 등 신소재 개발과 용접 시공기술 개발 등을 준비한다.
또 대우조선해양은 연구·개발비 투자를 줄이지 않고 기술력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LNG(액화천연가스) 추진 기술과 암모니아, 수소 등을 대체 연료로 활용하는 저탄소 선박 추진 기술 개발과 자율운항 기술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박두선 회장은 새해 신년사에서도 미래 기술 개발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박 "2023년은 대우조선해양 창립 50주년이라는 특별한 의미의 해"라며 "최악의 상황을 이겨낸 만큼 이제는 올라갈 일만 남았다. 절망을 딛고 올해는 희망을 노래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박 사장은 4대 경영방침으로 △근원적 사업 경쟁력 강화 △미래 환경 선제 대응 △인재 중심 기술 경영 △환경·사회·지배구조(ESG)와 상생 경영 실현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