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사실혼 배우자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그는 유 전 본부장 스마트폰을 폐기해 증거인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주진암 부장판사는 12일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80시간 사회봉사활동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휴대전화를 인멸함으로써 실체적 진실 규명을 통한 적절한 형사사법권 행사에 큰 지장을 초래해 합당한 형사적 제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A 씨는 유 전 본부장과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던 중 그의 지시에 따라 스마트폰을 폐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유 전 본부장은 검찰 압수수색을 앞두고 A 씨에게 스마트폰을 맡겨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스마트폰은 대장동 개발 배임을 공모한 혐의를 받는 관계인들과 나눈 전화, 문자 메시지 등이 담겨있었다.
수사기관은 스마트폰을 확보하지 못했고 검찰은 A 씨를 약식기소했다. 하지만 법원이 이 사건을 정식재판으로 회부했다. 재판 과정에서 A 씨는 "(유 전 본부장이) 결별을 요구해 화가 나 스마트폰을 부쉈다"고 주장했다가 이후 공소사실을 상당 부분 인정하고 "경황이 없고 사안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다"며 선처를 호소하는 등 진술을 달리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 결심공판에서 A 씨에 벌금 200만 원을 구형했지만 이날 재판부는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유 씨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 당일 피고인은 유 씨가 새로운 휴대전화를 개통한다는 사실을 들었고, 휴대전화를 인멸할 의도가 없었다면 유 씨는 새로운 휴대전화를 사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전에 피고인과 유 씨 사이 휴대전화 은닉에 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범행과 수사, 공판 과정에서 피고인 진술에 있어서 독자적 판단으로 행동한 것이 아닌 유 씨 태도 변화에 의존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정이 무엇이든 증거인멸 과정과 경위에 대해 불명확한 진술을 한다고 보이는 이상 이 부분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