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성장률 0.2% 그칠 것 관측
연준 “올해 금리인하 없어” vs. 전문가 51% “인하 가능성”
IMF “경제 분열되면 글로벌 GDP 최대 7% 감소” 경고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10일 경제학자를 비롯한 전문가 7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들이 향후 12개월 안에 미국이 경기침체를 맞을 확률을 61%로 점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직전 조사인 지난해 10월의 63%보다 소폭 낮아진 수치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경고 목소리라고 WSJ는 지적했다. 특히 응답자의 4분의 3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바라는 연착륙이 어려울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레그 드레이코 EY파르테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서비스 활동은 여전히 강하지만 주택 부문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으로 무너지고 있고, 제조업 활동도 둔화하고 있다”면서 “주택과 제조업 부문 둔화는 둘 다 광범위한 경기 침체를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올해 말 물가상승률을 3.1%로 예측했다. 이는 직전 조사(10월)보다 2%포인트(p) 낮아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0.1%를 기록하고 나서 2분기에는 0.4% 위축되고 3분기에는 0%를, 4분기는 0.6%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기준으로 성장률은 0.2%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작년 10월 동일한 조사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0.4%로 제시됐다.
고용시장도 2분기부터 연말까지는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침체 우려를 반영하듯 월가 대표은행인 골드만삭스도 몸집 줄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전체 인력 4만9000명 중 6.5%에 해당하는 3200명을 구조조정 하기로 했다. 고금리에 대출이자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수익성이 좋아질 수 있긴 하지만, 금리 인상으로 주력 분야인 인수·합병(M&A) 주간사 활동 등 투자은행(IB) 사업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연준의 통화정책을 올해 미국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로 꼽았다. 연준은 시장에 “올해 기준금리 인하는 없다”는 메시지를 지속해서 던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51%는 연준이 올해 안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올해 금리 인하를 내다보는 응답률은 지난해 10월 조사 당시의 60%에 비해 9%p 내려갔다.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 명의로 발표한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제 관계를 시험하고 세계화의 이점에 대한 회의론을 고조시켰다”며 “이런 경제 분열로 최악의 경우 전 세계 GDP가 최대 7% 감소할 수 있고 일부 국가에서는 GDP 손실이 최대 12%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실질임금은 지난해 상반기 0.9% 하락했다. 물가를 반영한 실질임금이 하락한 것은 21세기 들어 처음이라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