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반 년간 한 건도 못해”…설 앞두고도 부동산 침체에 얼어 붙은 중개업소

입력 2023-01-1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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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매 3959건
작년 동기 대비 32.5% ‘뚝’
“설 명절 동안 영업할 것…
강남, 용산도 규제 풀어야”

▲서울 전역에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관악구 봉천동의 공인중개업소 밀집 상가 전경 (사진=이동욱 기자 toto@)

“작년만 하더라도 이 정도로 나쁘진 않았어요. 하지만 하반기 들어 관망세가 심해지면서 집을 보러오는 수요자분들이 뚝 끊겼고 7월을 마지막으로 한 건도 거래를 못 했네요. 중개가 잘 안 되니까 그나마 있던 중개보조원 한 분도 분양대행사에 취업하겠다며 나갔어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나 마찬가지입니다”(서울 관악구 봉천동 H공인 대표)

부동산 중개업계가 울상이다. 평소대로라면 겨울방학 이사철을 맞아 학군과 신혼부부 수요로 호황을 맞을 시기지만 서울 전역에서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손님의 발걸음이 뚝 끊긴 탓이다.

19일 기자가 방문한 관악구 일대 공인중개업소 분위기는 대체로 한산했다. 이른바 영끌족의 성지로 작년까지만 해도 3040세대의 ‘패닉바잉(공황매수)’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던 지역이라는 걸 짐작할 수 없을 만치 조용했다.

서울 주택시장은 좀처럼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분위기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부동산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7~12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3959건으로 작년 동기(1만6114건)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는 2006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역대 최저치다.

서울 아파트 거래는 5월 1744건, 6월 1078건, 7월 643건을 기록하며 1000건 미만 거래량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거래량은 759건으로 작년 동기(1125건) 대비 32.5% 감소했다. 특히 용산구, 종로구, 중구의 경우 10건 이하의 거래 건수를 기록했다.

용산구 한남3구역 일대에서 사무실을 운영하는 Y공인 대표는 “한남3구역이 관리처분인가를 앞두고 있어 급매물이 소량 거래됐지만, 상반기 관리처분인가 이후 전매가 금지돼 거래가 끊길까 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가 아직 규제지역으로 묶여 있는 만큼 거래 활성화를 위해 전면 해제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전방위적 부동산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1·3대책을 내놓으면서 비수기인 설 명절에도 영업을 이어가겠다고 예고한 공인중개업소들도 있었다.

영등포구 대림동 A공인 대표는 “매도자와 매수자 간 눈치 보기 장세가 여전하지만, 지금이 ‘내 집 마련’ 적기라 판단하는 수요자들은 소폭의 가격 조정만 이뤄져도 매수하려는 분위기”라며 “혹시 모를 매수 희망자를 위해 설 명절 동안 최대한 문을 열어놓으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거래절벽 현상 심화로 고통받는 공인중개업소들의 애로사항을 인지하고 주택시장 연착륙을 위해 부동산 정책 정상화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과 관계자는 “주택시장 모니터링을 통해 거래절벽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급격한 거래 단절로 실수요자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규제 완화에 속도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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