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발상, ‘체스 말’처럼 다양한 디자인 추구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는 새로운 시그니처로
지난해 신차 기근을 겪던 현대자동차가 하반기 이후 본격적으로 신차를 출시하며 디자인 지향점을 공개하고 있다.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을 요약하면 ‘다르게 또 같게’다.
현대차가 공식적으로 밝힌 새로운 디자인 철학은 차종별로 다양한 디자인 라인업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현대디자인센터장을 맡은 이상엽 부사장은 지난해 7월 아이오닉 6 온라인 공개 행사를 통해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을 ‘체스 말’에 비유했다.
그는 현대차 디자인 철학을 “다양한 삶의 방식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 패밀리 룩(Look)과 구별되는 현대 룩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형태의 디자인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의 수요를 충족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발상으로 풀이된다.
이 설명과 함께 출시된 아이오닉 6만 봐도 기존 전기차 대부분이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형태를 갖춘 것과 달리 세단으로 출시됐다. 전기차를 원하면서도 SUV를 선호하지 않는 고객에게 새로운 선택권을 제공한 셈이다.
지난해 출시된 7세대 ‘디 올 뉴 그랜저’ 역시 전작인 6세대 ‘더 뉴 그랜저’와 외관부터 크게 달라졌다. ‘더 뉴 그랜저’가 전면부 그릴에 과감한 변화를 가져가면서도 내연기관차의 이미지를 계승했다면 ‘디 올 뉴 그랜저’는 얼핏 대형 전기 세단에 가까운 인상이 특징이다. 이처럼 현대차는 최근 기본적으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달 중에는 2세대 신형 코나를 출시하면서 또 한 번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전작인 1세대 ‘더 뉴 코나’는 전장이 4205mm로 ‘소형 SUV’에 충실했다면 이번 ‘디 올 뉴 코나’에서는 전장만 145mm를 늘이며 차체를 획기적으로 키웠다. 차량 제작 방식 역시 전기차 모델을 먼저 디자인하고 이를 내연기관 모델에 적용하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기존 모델과의 차별점, 틈새 수요에 대응하는 등 변화를 추구하는 가운데서도 최근 일관되게 적용되는 디자인도 등장했다. 바로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끊김 없이 연결된 수평형 LED 램프)’다.
2021년 스타리아 출시와 함께 처음 선보인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는 지난해 그랜저, 올해 코나에 연달아 적용되며 차급, 차종과 무관한 현대차만의 새로운 디자인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는 주간 주행등(DRL), 포지셔닝 램프, 방향 지시등 기능이 통합된 일체형 램프로, 기존의 분리형 램프와 달리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자랑한다.
스타리아, 그랜저에 이어 코나에도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가 적용되면서 향후 출시될 현대차의 풀체인지 모델에도 이 램프가 적용될지 시장의 관심이 큰 상황이다.
그랜저 출시 당시 이지헌 현대차 외장디자인2팀장은 그랜저의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에 대해 “차세대 히든 시그니처 램프의 진화 과정으로 봐달라”며 “앞으로 출시될 차량의 성격과 다변화하는 고객 가치에 맞춰 라이팅 디자인이 비슷하게 나올 수도, 진화된 형태로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가 당장 현대차의 디자인적 특징으로 적용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번 신형 코나 출시를 통해 현대차는 코나의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에 대해 ‘현대차의 차세대 시그니처 라이팅 디자인’이라고 못을 박았다.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라이팅 디자인인 만큼 당분간 현대차의 신차에서는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를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변화와 새로운 시그니처 디자인의 등장, 즉 ‘다르게 또 같게’는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