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ㆍ경제수석실, 향후 투자 염두에 두고 글로벌 CEO 오찬 기획
"尹 면담 원해 투자 가능한 해외기업 초청"…UAE 선례 재연 목표
尹, 해외기업 민원 맞춘 '글로벌 스탠다드' 강조…적극 규제완화 방침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해외기업 CEO 애로사항 경청을 당부했다. 18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가진 글로벌 CEO 오찬이 향후 투자까지 이어지도록 하려는 의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지난 글로벌 CEO 오찬을 언급하며 “국무위원 여러분들이 바쁘시더라도 외국 기업 CEO들 방문이 자주 이뤄지게 해주고, 그들의 사업상 애로사항을 많이 경청해주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이 발언은 글로벌 CEO 오찬을 계기로 향후 투자로 이어지도록 하라는 지시로 읽힌다.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애초 오찬 기획 의도부터 투자 유치를 염두에 둔 것이라서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오찬에 참석한 해외기업 CEO들이 사실 우리 정부에서 원한다고 올 사람들이 아니고 6대 그룹 총수들과의 이해관계를 활용해 초청한 것”이라며 “사실은 한 명 한 명 따로 윤 대통령을 만날 만한 인물들인데 한 데 모은 것 자체가 대단한 의미”이라면서 정부로서는 이례적인 기회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다른 핵심관계자는 “재계가 글로벌 CEO 오찬을 기획할 때부터 경제수석실이 함께 움직였고, 기본적으로 윤 대통령을 만나고 싶어 하는 해외기업 CEO들로 투자 유치 계획을 가지고 해외기업 CEO를 초청한 것”이라며 “신의를 쌓으면 투자 유치로 이어질 수 있으니 정부와 재계가 함께 하는 세일즈외교의 일환으로 오찬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아랍에미리트(UAE) 선례에 따른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바라카 원전 건설로 UAE의 신뢰를 얻었고, 그 결과 국부펀드 무바달라에게서 한화 37조 원 규모인 300억 달러 투자를 약속받았다.
오찬에서도 칼둔 알 무바라크 무바달라 회장은 바라카 원전을 언급하며 “한국은 좋은 역량으로 주어진 시간과 예산 내에 결국 다 해냈다. 한국이 어떤 점에서 특별한지 보여주는 좋은 예”라면서 “(이에 따라) 이번 윤 대통령 국빈 방문에서 우리는 300억 달러의 큰 투자를 결정했다. 한국과 원전 외에도 더 많은 기회를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해외기업의 한국 투자에 필요한 규제완화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오찬에서 “제도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안 맞으면 언제든 알려 달라. 투자가 많이 들어오면 제도를 글로벌 기준에 맞춰갈 수 있다”고 말했고, 이날 국무회의에서도 “규제와 노동에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우리 제도를 정합시키지 않으면 우리나라에 투자도 하지 않고 국제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경쟁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