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국내 게임사 대부분 실적이 어두울 전망이다. 올해도 국내나 글로벌 시장에서 실적 개선 여력이 뚜렷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최근 중국이 외자판호 발급을 시작하면서 중국 시장 진출이 실적 개선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넷마블,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네오위즈의 4분기 영업이익 시장 전망 평균치는 각각 –201억 원(전년 대비 적자전환), 774억 원(-29.32%), 292억 원(-35.82%), 12억 원(-70%)으로 전년 대비 약세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25일 “지난해 4분기 국내 게임사는 대부분 어닝 쇼크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크래프톤의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제외하면 기대작이 없었던 영향이다. 이번 실적은 신작 출시 부재로 인한 과도기 현상이라 해석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특히 이번 분기에는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캐시카우를 가지고 있는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네오위즈의 경우 4분기 매출 반등을 기대할 만한 이벤트가 있었음에도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영향이 공통적으로 확인됐다”며 “따라서 올해 실적에서는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기존작의 매출 반등을 기대할만한 소비 여력이 충분히 남아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게임 업체 성장은 기존작 매출 트렌드가 아닌 신작을 통해 결정되므로 쇼크는 신작으로 극복할 수 있다”며 “국내 시장을 노리는 신작들은 올해에도 모바일 중심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도전하고, 글로벌 신작 기대작은 PC·콘솔 플랫폼이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모바일 게임은 MMORPG 장르 중심 경쟁 격화가 부진의 원인이었으므로 올해에도 뚜렷한 개선을 보이지 못할 전망이다. 국내 모바일 MMORPG 시장 포화 상태가 심해지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글로벌 신작들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대비 수출 업체에 부정적인 달러 환율 하락으로 신작 및 기존작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지난해 글로벌 대형 신작의 성과가 만족스럽지 않았음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중국의 외자판호 발급 재개를 기회로 봤다. 그는 “중국이 1년 6개월 만에 외자판호 발급을 재개했다. 이에 냉소적인 반응이 늘어났지만, 중국 게임 시장 진출은 뚜렷한 성장 기회로 전망한다”며 “특히, 중국 게임사보다 한국 게임사의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우려는 두려움이 과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호요버스나 릴리스 게임즈와 같은 몇몇 아웃라이어의 개발력을 근거로 한국 게임사의 개발력이 지나치게 무시되고 있다”며 “중국 게임 유저들이 MMORPG 장르를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MMORPG 중심으로 판호를 발급받은 한국 게임사들에 기대를 걸기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지만, 이 또한 오해에 가깝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글로벌에서 이미 성공을 거둔 한국 게임이라면 중국 시장 진출 후 약 50% 이상의 시장 확장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중국 외 시장에서 이미 흥행한 게임은 나머지 50% 시장에서도 흥행 가능성이 크다. 과한 기대가 무서워서 나오는 과한 우려는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2021년 8월 중국 정부가 게임을 아편으로 비유한 이후 게임 사업에 소극적 모습을 보여온 텐센트가 이번 판호 이후 적극적 마케팅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외자 판호가 지속 발급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규제 완화 기조를 감지하지 않았다면 이런 행태를 보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임 업종 투자전략에 대해 김 연구원은 “이미 판호를 받아본 게임사·IP의 게임과 글로벌 히트작과 글로벌 IP 게임, 서브컬처·일본 애니메이션 IP 게임과 MMORPG 등이 판호를 발급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상반기 중에는 다음 외자판호를 발급받을 가능성이 큰 기업을 중심으로 비중 확대가 유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