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컨콜ㆍFOMC 앞두고 -2% 조정…빅이벤트 거치며 방향 결정할 듯
올해 들어 가파르게 주가가 오른 삼성전자가 ‘빅 이벤트’들을 앞두고 강한 조정을 받으며, 눈치 장세 흐름을 보인다. 이번주 예정된 삼성전자 실적 콘퍼런스콜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거치면서 구체적인 주가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01% 하락한 6만3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기준으로 지난달 29일(-2.30%)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 마감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14.47% 급상승하며 ‘6만전자’를 탈환했다.
삼성전자는 31일 실적 콘퍼런스콜을 열고, 반도체 감산 계획 등에 대한 생각을 밝힐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문제는 주가의 근거가 되는 실적이다. 현재의 메모리 반도체 공급과잉 업황 기조가 계속되면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는 올해 연간 적자까지 갈 수도 있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기존 계획을 유지한다면 업황 턴어라운드 시점은 2024년 이후로 순연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업계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투자축소와 생산라인 재배치, 신규 장비 투자 지연 등의 간접적인 감산에 나서며 수익성을 방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대외 환경 불확실성으로 수요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출하량 증가율)를 제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공급정책에 대한 코멘트 강도도 강하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설비투자 조절에 대한 직접적 코멘트가 부재할 경우 일부 실망매물 출회로 일시적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라고 했다.
31~1일 열리는 FOMC 회의 결과도 주가 방향을 가를 변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첫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폭을 결정한다. 현재까진 인플레이션 둔화 움직임이 관찰되면서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의 베이비스텝 가능성은 98%에 달한다.
연준이 베이비스텝은 작년 3월 이후 처음이다. 8회 연속 기준금리가 인상되는 것이지만, 인상폭은 둔화하는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 완화 기조에 투자심리는 추가로 회복될 수 있다. 외국인들의 순매수 1위 종목인 삼성전자의 주가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주가 상승에도 가격조정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1분기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악재엔 둔감하고 호재에 민감한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분석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감산 가능성을 일정 부분 반영하고 있다”라며 “향후 파운드리 경쟁력 상승이 확인될 때까지는 박스권 트레이딩 전략이 단기적으로 유효할 전망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