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덕본 엑손모빌, 지난해 순익 최대

입력 2023-02-0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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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이래 최대 순이익 기록...횡재세 압박 커질 듯

▲미국에서 엑손모빌 주유소 간판이 보인다. 어퍼 다비(미국)/AP뉴시스

미국 최대 정유업체 엑손모빌이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으로 사상 최대 연간 순이익을 올렸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127억5000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S&P캐피털IQ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37억 달러를 밑도는 것이다. 최근 국제유가 오름세가 주춤해진 영향이다.

엑손모빌의 지난해 3분기 순이익은 197억 달러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었다.

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지만, 지난해 전체 이익은 557억 4000만 달러를 기록해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순이익을 올렸다. 전년 대비 기준으로 2.4배 급증한 규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 순이익 기준으로 엑손모빌의 성적을 넘어선 기업은 빅테크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 정도다. 실적 발표를 앞둔 기업 중에서는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정도만 엑손모빌의 성적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까지만 해도 최악의 시기를 보내야 했다. 엑손모빌은 2020년에는 수요 위축 등의 영향으로 40년 만에 처음으로 220억 달러가 넘는 연간 손실을 기록했고, 2021년에는 탈(脫) 탄소 시대에 장기전략이 없다는 비판한 투자회사와 위임장 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상황은 역전됐다. 지난해 세계 경제가 반등하면서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같은 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갤런당 5달러까지 치솟았다.

미국 경쟁업체 셰브런도 지난달 27일 지난해 순이익이 355억 달러로 창사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엑손모빌을 비롯한 정유업체들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횡재세(초과이윤세) '에 대한 더 큰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치솟는 국제유가로 서민들의 인플레이션 타격이 커지자 "엑손모빌이 올해 신보다 더 많은 돈을 벌었다"고면서 횡재세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와 관련해 대런 우즈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는 "백악관이 사실관계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는 다른 회사들보다 생산에 더 많은 투자를 했다. 백악관이 우리에게 본질적으로 요구했던 것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즉 사상 최고 실적은 매우 필요한 시기인 지난해에 생산을 늘린 결과였다는 것이다.

캐시 미셀르 엑손모빌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지난해 전반적인 생산이 '매우 필요한 시기'에 증가했다"면서 "우선순위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우리의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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