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손모빌의 화려한 부활…2년 만에 시총서 테슬라 눌러

입력 2022-12-2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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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손모빌, 2년 전 사상 첫 적자·다우지수 제외 등 어려움
올해는 우크라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에 호실적
엑손모빌 주가 올해 74%↑·테슬라는 61%↓
“투자자들, 성장주서 가치주로 다시 이동하는 중”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9일 트레이더 너머로 엑손모빌 정보를 담은 모니터가 보인다. 뉴욕(미국)/로이터연합뉴스
‘탈탄소’ 바람 속에 최근 몇 년간 부진했던 글로벌 석유 메이저 기업 엑손모빌이 유가 상승을 등에 업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엑손모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45% 상승한 106.69달러에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약 4394억 달러(약 566조 원)로 4351억 달러의 테슬라를 웃돌았다.

엑손모빌 시총이 테슬라 시총을 웃돈 것은 2년 만에 처음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좌충우돌’ 행보에 투자자들의 피로가 극에 달하면서 테슬라 주식을 팔아치운 데 따른 것이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8% 급락했으며 올 들어 하락 폭은 61%에 달한다.

▲엑손모빌(파랑)과 테슬라(빨강) 시가총액 추이. 단위 10억 달러. 20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엑손모빌 4394억 달러/테슬라 4351억 달러.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
시총 역전에는 테슬라의 추락 영향이 컸지만, 엑손모빌의 부활도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엑손모빌은 2년 전만 해도 사상 처음으로 연간 적자를 기록하고 다우지수에서도 제외되는 등 온갖 수모를 겪어야 했다. 지난해엔 엑손모빌 경영진이 친환경 행동주의 헤지펀드와의 대결에서 밀리면서 이사회 두 자리를 내주는 굴욕도 맛봤다.

하지만 올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가 상승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3분기 순이익과 주당순이익(PER)은 각각 197억 달러와 4.68달러를 기록해 모두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2분기에 이어 또 한 번의 어닝서프라이즈를 연출한 것이다. 올해 들어 엑손모빌 주가는 무려 74% 이상 올랐다.

FT는 “세계 경제가 침체기에 있을 때는 투자자들이 테슬라와 같은 성장주에서 벗어나 원자재 생산업체 등 가치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며 “두 회사의 대조적인 주가가 이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엔베러스의 앤드루 길릭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다시 이동하면서 100년 넘게 운영돼 온 기업들이 다시 시장 상위권으로 올라섰다”며 “이건 일시적인 변화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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