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레깅스를 입으며 주변인들의 눈총을 받은 27세 남자가 ‘지옥법정’에 섰다.
2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이상한 나라의 지옥법정’(이하 ‘지옥법정’)에서는 레깅스만 입는다는 이재민이 ‘365일 튀어야 사는 안구 테러범’의 피고로 나와 치열한 공방 끝에 승소했다.
이날 법정은 시작부터 술렁였다. 이재민이 분홍색 레깅스를 입고 등장하자, 연예인 변호단은 눈을 떼지 못했다. 이재민은 “레깅스는 하나의 생명이다. 제2의 인생”이라며 “고소당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고 밝혔다.
친구와 동생으로 이뤄진 원고 측은 그에 대해 “365일, 24시간 레깅스만 입고 생활하며 주변 사람들의 안구 건강을 해치고 있다”며 “사건의 원고는 저희 두 사람이 다가 아니다. 가족과 직장 동료가 함께하는 집단 소송”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동생은 “(레깅스를) 찢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불쾌하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재민은 레깅스 패션을 고집하는 이유로 “피부 습진과 치질이 레깅스를 입으면서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야구선수 시절 레깅스를 줄곧 입었다는 김태균은 “오히려 습진이 더 발생할 수 있어 파우더를 바른다”고 피고의 주장을 반박했고, 홍성우 비뇨의학과 전문의도 “레깅스에 치료 효과가 있다면 노벨이 다시 살아 돌아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재판의 결정적 장면은 피고의 14년 지기 친구의 등장이었다. 친구는 이재민을 두고 “소심하고 의기소침했는데, 운동을 시작하면서 자신감이 붙었고 레깅스를 입으면서 더 폭발했다”며 “이재민에게 레깅스는 건강하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게 해주는 갑옷 같다”고 전했다.
이어 “처음 보는 사람들이 친구에게 선입견을 품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사회와 원만히 타협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친구를 진정으로 아끼는 모습을 자랑했다. 하지만 아이키가 “동생이 레깅스를 입으면 어떻겠냐”고 묻자 “안 된다. 쫓아내겠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공방 끝에 정재민 지옥판사는 ‘레깅스남’ 이재민의 손을 들어줬다. 패소한 원고에게는 레깅스를 입고 피고에게 PT를 받는 지옥행을 판결했다. 그는 “형제의 우애가 바지 한 장으로 멀어지는 것은 상당히 마음이 아프다”며 “하지만 하루만이라도 동생이 원하는 옷을 입고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재판 이후 세 사람은 나란히 레깅스를 입고 함께 운동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어색함에 어쩔 줄 몰라 하는 친구는 “장가는 못 가겠다”고 토로했고, 동생은 “더 빨리 독립해야겠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이재민은 “주변 사람들을 더욱 배려하겠다”고 다짐했다.
방송 말미에는 지난주 ‘일반인만 골라 패는 격투기계의 미꾸라지’ 재판에서 맞붙은 명현만과 권아솔의 ‘지옥의 스파링’ 결과도 공개됐다. 두 사람의 스파링에서는 결국 명현만이 승리했다. 두 사람은 “형 동생 사이로 잘 지냈으면 좋겠다”며 서로를 이해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지옥법정’은 매주 목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