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회복과 강달러, 인플레이션 등 영향
고율 관세에도 대중 무역적자, 역대 2번째로 많아
한국 상대 적자 규모는 51% 증가
“제조사들이 해외 생산거점 모색하면서 적자 늘어”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무역적자는 전년 대비 12.2% 증가한 9481억 달러로 집계됐다.
수출은 17.7% 증가한 3조97억 달러를, 수입은 16.3% 늘어난 3조9578억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소비자 수요가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부터 회복하면서 수입 증가에 영향을 미쳤고, 달러 가치가 상승한 점도 외국 제품 구매력에 힘을 보탰다. 여기에 치솟은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가격도 무역적자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무역적자가 미국 경기 호황을 의미한다는 분석도 있지만, 많은 전문가는 지속하는 무역적자가 미국 고용과 경제성장을 저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제조업연맹(AAM)의 스콧 폴 회장은 “기록적인 무역적자는 공급망을 회복하고 생산지를 미국으로 되돌리려면 아직 멀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우린 지난 몇 년 동안 미국 제조업에 유리해진 중대한 정책적 변화를 봤고, 이를 바탕으로 계속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버락 오바마 정권부터 조 바이든 현 정권까지 미 무역대표부(USTR)에서 고문을 역임했던 에드 그레서는 “지금까지는 소비자와 기업 결정이 정부 결정보다 강력하다”며 “관세는 세금의 한 형태로 무역 흐름에 영향을 끼치지만, 현재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진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트남은 중국 공급망 의존을 줄이려는 기업들의 움직임과 관련해 최대 수혜국으로 꼽혔다. 지난해 미국의 베트남 수입액은 1275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무역적자도 1161억 달러를 기록해 신기록을 세웠다.
미국은 한국과의 교역에서도 많은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규모는 439억 달러로,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과 멕시코, 캐나다, 인도, 대만에 대한 무역적자는 제조사들이 외국 제품의 새로운 공급지를 모색하면서 많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