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여론조사로 두 후보 분석하기엔 무리
‘윤핵관’ 행동에 달렸다는 당 관계자 분석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은 ‘양날의 검’이 됐다. 김기현 후보는 ‘윤심의 바로미터’ 장제원 의원과 연대하면서 한 달 만에 당 대표 적합도 1위로 올라섰다.
과도한 ‘윤심’은 독이 됐을까. 최근 대통령실과 안철수 의원의 갈등으로 김 의원의 지지세는 멈추고, 안 의원이 선두를 달리는 여론조사가 발표됐다. “맞을수록 큰다”라는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불문율이 드러나는 것이다. ‘윤심’이 득이 될지, 실이 될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8일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당 대표 여론조사에서 김·안 후보는 다른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6~7일 국민의힘 지지층 402명을 대상으로 ‘차기 국민의힘 당 대표로 적합도’를 물은 결과 김 후보 45.3%, 안 후보 30.4%로 집계됐다.(95% 신뢰수준에 ±4.9%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리얼미터 측은 “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윤안연대’(윤석열 대통령과 안 후보의 연대)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표명한 것이 지지층 조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4~6일 국민의힘 지지층 527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당 대표 지지도를 물은 결과, 안 후보가 35.5%로 1위를 차지했다. 김 후보는 31.2%를 기록했다.(95% 신뢰수준에 ±2.8%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현재로선 여론조사로 두 후보를 분석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날 공개된 리얼미터와 한길리서치 조사의 △대상 △방법(ARS) △기간 △표본 크기 등은 유사했다. 하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은 통화에서 “일반 당원이 아니고 보수 성향 지지자 400명 내지, 500명 정도로는 정확한 민심의 흐름을 포착하기에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라고 말했다.
‘윤심’의 결과를 두고는 갑론을박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전당대회가 한 달 남은 시점에서 지금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문제는 ‘윤심’이 아니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에 달렸다고 생각한다”며 “장제원 의원 같은 윤핵관들이 목소리를 낼수록 그것이 대통령에게로 옮겨붙어 대통령을 미워하는 마음이 커질 것이고, 이들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김기현 후보가 불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대통령이 김기현 후보의 손을 들어준 게 드러난 이상 안철수 후보가 이길 확률은 낮을 것”이라며 “안 후보가 당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지 않은 점도 끝내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