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폐쇄 7년인데 보상 '0원'...입주 기업 "특별법 제정해 보상하라"

입력 2023-02-1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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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기업협회는 10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개성공단 폐쇄 7년, 촉구대회'를 열었다. (사진제공=개성공단기업협회)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공단 폐쇄 7년을 맞아 옥외집회를 열고 특별법 제정을 통한 정당한 보상을 촉구했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10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개성공단 폐쇄 7년, 촉구대회'를 열고 "입주기업들은 점점 버티지 못하고 휴‧폐업의 길로 내몰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집회에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 및 임직원 50~60여 명이 모였다.

개성공단은 2016년 2월10일부터 가동이 중단됐다. 당시 박근혜 정부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발표했고, 이튿날 북한은 공단을 전면 폐쇄했다. 정권이 바뀐 뒤 남북 관계가 한 때 개선됐지만 공단 재개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날 기업들은 △개성공단 전면중단 피해보상특별법 제정 및 정당한 피해 보상 △생존 대책 즉시 마련 △북측의 관계개선 및 대화 참여 등을 요구했다.

비대위 측은 "2월 10일은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 꼭 7년이 되는 날로 그 동안 정부가 두 번이나 바뀌었다"며 "공단 폐쇄 1년여만에 들어선 문재인 정부가 평화경제를 선언하고,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희망고문만 남기고 현 정부가 들어섰다"고 말했다.

또 "현 정부는 대북정책인 '담대한 구상'을 발표했지만, 북측의 냉담한 반응에 우리 기업인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면서 "최근 통일부장관이 '통일·대북정책 근간은 이어달리기이며, 역대 정부의 성과를 지속·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고, '개성공단 정상화 노력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언급도 나왔지만 '제2의 희망고문'으로 흐를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폐업까지 몰린 대부분의 기업은 전 정부의 '조속한 개성공단 정상화'의 희망고문을 포기하지 못하고 구조조정을 하지 않거나, 대체 생산시설을 급하게 마련해 원청과의 계약을 유지하다가 경영난에 몰린 기업들"이라며 "생존을 보장하기 위한 정부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기업들은 이제라도 정부가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에 대해 명확한 길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해액 1.5조 원 중 5700억 원 지원..."정당하게 보상하라"

비대위는 개성공단 폐쇄로 손해를 입은 기업들의 피해에 대해 보상특별법이 제정돼 정당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입주기업들은 개성공단 폐쇄로 인한 피해액을 약 1조500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투자자산과 유동자금, 미수금 등이 포함된 신고 금액(9649억 원)에 영업손실액 약 5000억 원을 더한 수치다. 반면 문재인 정부가 회계를 통해 확인한 피해액은 약 7800억 원이다. 이 중 5700억 원 수준의 지원이 이뤄졌다. 입주기업들이 주장하는 피해액의 3분의 1 수준이다.

업계는 이는 보상금이 아닌 지원금이라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공단 폐쇄 이후 보상금은 단 1원도 없다. 많은 국민들이 보상으로 오해하고 있는, 반납이 필요한 보험금 성격의 대출 지원"이라며 "지원금을 받을 당시 기업들은 양도담보조건을 걸어 만약 개성공단이 재개돼 유동자산을 찾게 되면 반납해야하는 지원"이라고 설명했다.

입주 기업들은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담대한 구상을 실현시키기 위해 개성공단이 재개되거나 파격적인 남북경협 기회가 조성될 때 어느 누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또 "북측 역시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노력에 호응해 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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