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위 취임 이래 12배 이상 폭증
당장 이달 말 만기 도래 채권 줄줄이
‘중국 디폴트 사태’ 재연 우려 커져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영기업 와스키타카르야(Waskita Karya)를 포함한 인도네시아 4대 건설업체 부채는 총 130조 루피아(약 11조 원)로, 2014년 10월 조코위 대통령 취임 이래 12배 이상 폭증했다.
와스키타카르야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총부채가 62조 루피아에 달했다. 매출총이익의 3배를 웃도는 규모다. 더군다나 이달 말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만 2조3000억 루피아로 집계됐으며 내년 5월 2조4000억 루피아 상당의 채권 만기도 기다리고 있다.
와스키타카르야는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 상장사로, 정부가 대주주로 있어 주로 댐이나 철도 등 수조 루피아가 투입되는 인프라 프로젝트 건설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많은 운전자본이 필요하지만, 최근 몇 년간 하청업체 대금 지급과 정부 지원 사이에 자금흐름 불일치가 발생하면서 운영에 애를 먹고 있다.
2021년에도 29조 루피아에 달하는 은행 대출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업체는 여전히 정부에 새 자본 투입을 호소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신용평가사 페핀도는 지난달 와스키타카르야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강등하면서 채권 만기에 따른 상환 위험을 이유로 추가 하향을 예고했다.
데스티아완 소에와르드조노 와스키타카르야 사장은 “상환 의무를 해소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이해관계자, 관련 부처와 집중적으로 구조조정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들도 금리 상승으로 수요가 줄어들면서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PT카와산인더스트리자바베카는 올해 달러 채권 만기를 앞두고 어려움을 겪다가 채권단과의 논의 끝에 가까스로 만기일을 미뤘다.
PT리포카라와치나 PG아궁포도모로와 같은 주거용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높은 부채 부담과 더불어 주택 판매 부진이라는 이중고까지 겪고 있다.
신용평가사 피치의 하시라 데 실바 선임 애널리스트는 “이들 기업은 높은 이자율과 인플레이션, 경제활동 둔화 속에서 어려움에 부닥쳤다”며 “비용과 이자 지급액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일부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 사이에선 중국의 부동산 기업 연쇄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가 인도네시아에서도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PT칩타다나세쿠리타스아시아의 존 테자 회장은 “인도네시아 건설회사들이 축적한 부채 규모는 중국 등에서 발생한 수준과 유사하다”며 “올해 무언가 조처하지 않는다면 이 문제는 자재 공급사나 하청업체 등 다른 부문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