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자금 배분 방식과 납부 일정에 대한 논의가 마무리되며 배달서비스 공제조합이 출범을 앞두고 있다. 라이더들은 조합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자신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13일 배달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배달서비스 공제조합에 참여하는 9개사가 15억 원 규모의 사전 출자를 마치고 다음 달 15일까지 100억 원 규모의 본 출자금을 내는 데 착수했다.
공제조합에는 우아한청년들, 쿠팡이츠서비스, 플라이앤컴퍼니, 로지올(생각대로), 만나코퍼레이션, 메쉬코리아(부릉), 바로고, 슈퍼히어로, 스파이더크래프트가 참여한다. 현재 국토교통부의 공식 인가를 받기 위한 절차도 밟고 있다. 결과는 5월 중에 나올 예정이다.
지난해 2월 설립이 추진된 공제조합은 라이더의 보험료 부담 완화를 목표로 한다. 현재 보험 상품 개발 중이고 올해 하반기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한다.
관건은 라이더가 체감할 수 있게 보험료를 낮출 수 있느냐다. 보험료를 낮추고 라이더의 가입률을 높여야 공제조합을 설립한 취지를 살릴 수 있다.
라이더 측에서는 공제조합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보험료를 민간에 비해 크게 낮추고 보장 범위를 넓혀야 하며 그 과정에 자신들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유상운송용 이륜차 보험료는 평균 연 204만 원으로 가정용의 11배 수준이다. 높은 보험료 탓에 보험에 가입한 이륜차 수는 3만7000대로 종사자를 20만 명으로 추산할 때 가입률은 19%에 불과하다.
보험료 차이는 손해율에서 갈린다. 손해율은 크게 ‘원수 손해율’과 ‘경과 손해율’로 나뉘는데 경과 손해율은 보험사가 실제로 지급한 금액이 아니라 기업이 자의적으로 설정한 회계상의 기준이다.
민간 보험사는 ‘경과 손해율 80%’를 손익 분기점으로 삼고 보험료를 징수해왔다. 라이더들은 경과 손해율은 실제로 지급한 금액과 다르기 때문에 기준을 높이거나 원수 손해율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제조합 참여 업체들은 어떤 손해율을 기준으로 잡을지를 두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라이더 측은 논의 과정에 자신들이 참여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손해율 등에 대한 입장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대표는 “자문이나 상품 개발에서 라이더가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드는 것이 (공제조합 실효성을 높일)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보험료 외에도 공제조합의 보험 상품이 포괄하는 범위가 좁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라이더가 업체 소유 이륜차를 빌려서 사용할 경우에 적용되는 보험 상품에 대한 논의는 있지만 직접 소유한 이륜차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제조합 참여 업체들은 상품 개발 초기인 만큼 다양한 의견을 듣겠다면서도 조합 설립이 전체 이륜차 보험료를 낮출 것이라며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배달서비스 공제조합 이사장을 맡은 주용완 강릉원주대 교수는 “조합원들이 있기 때문에 보험료에 있어서는 경쟁력이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민간 보험사도 공제조합을 따라 보험료를 낮추게 될 것이고 라이더에게 매력있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