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성 정보제공 땐 ‘시장원칙’ 훼손
현 검색엔진 광고수익 의존도 커
고객 기만 우려 수익모델 저울질
인공지능(AI) 챗봇이 검색 엔진과 결합해 새로운 검색 시대를 열자, ‘수익성’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 오픈AI가 ‘챗GPT’ 유료화를 선언하면서, 빅테크의 수익 구조가 바뀌고 서비스와 제품의 양상도 크게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러나 AI챗봇이 광고성 정보를 제공하는 순간, 시장의 신뢰성이 한순간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오픈AI가 10일 챗GPT의 유료 버전인 ‘챗GPT 플러스’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AI 비즈니스’ 시대 개막을 알렸다. 소비자는 챗GPT와 같은 AI를 직접 사용할 수 있고, 그에 걸맞은 비용을 지급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주로 학술·연구 목적으로 사용되던 고성능 AI가 일반인들의 일상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이를 놓고 투자은행 UBS는 챗GPT와 같은 AI서비스 시장 규모가 장기적으로 1조 달러(1200조 원)가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미 경제지 포브스는 챗GPT 유료화에 대해 “골드러시가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현재 유통되고 있는 검색 엔진은 광고 수익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수익 모델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다. 안정적인 서비스 수익을 위해서는 유료화 모델이 필요하다면서도, 어떤 방식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지에 대한 의견은 나오지 않고 있다. 섣부르게 유료화를 시작할 경우, 시장질서가 한순간 무너질 수 있다는 속내만 안고 있다.
AI챗봇에 광고를 제공하고, 답변에서 이를 노출하기 시작하면 시장의 신뢰도는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구글의 제프 딘 AI 책임자는 최근 “구글이 더 훌륭한 챗봇 엔진을 갖고 있지만 아직 검색에 활용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이 광고 모델에 손상을 가져올 것이라는 점”이라며 아직 수익화는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위정현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의장(중앙대 교수)은 “만약 오픈AI를 통해 광고를 노출할 경우 ‘광고 노출 결과’라고 하는 자막을 표시해야 할 것”이라며 “소비자에 대한 기만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그러한 리스크를 안고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AI챗봇 시장 자체가 전문화될 수 있는 계기라는 입장도 나온다. IT 서비스별로 니즈나 상황에 특화된 모델로 변화시켜 전문적인 영역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누구나 다 사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로 공개해 둘 경우 너무 많은 경쟁업체가 생길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챗GPT 유료화에 대해 국내 AI개발자는 “기업이 어떤 서비스를 무료로 공개할 때는 핵심 영업기밀 등은 제외하고 풀기 때문에 유료화를 통해 더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는 있다”며 “전 세계에서 1억 명의 이용자를 확보해 시장을 형성한 만큼 벌어들이는 수익을 통해 서비스 고도화를 이루고, 더 나아가 시장 독점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