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5% 올리며 한동안 유지할 듯”
유럽중앙은행(ECB)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를 3.5% 이상으로 끌어올린 뒤 올해에 그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관계자 발언이 나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즉 올해 금리 인하가 없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개브리엘 매클루프 아일랜드 중앙은행 총재는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기준금리가 3.5%보다 높은 수준을 보게 될 수 있다"면서 "물가를 목표치까지 내리기 위해 단호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클루프는 ECB 통화정책위원 중 한 명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중앙은행은 이달 초 통화정책회의를 끝내고 기준금리를 3.0%로 0.5%포인트 인상했으며, 3월 회의에서도 0.5%p 인상 가능성을 예고한 바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한 자세한 가이던스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투자자들은 ECB가 7월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올려 3.5%로 인상하고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해왔다. 그러나 매클루프 총재는 물가 상승세가 둔화함에 따라 ECB가 올해 말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제 생각에는 그러한 관측은 너무 멀리 나가는 것 같다"면서 "기준금리를 고점까지 올린 뒤에는 그 상태를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약 18개월가량의 시차를 두고 효과가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매클루프 총재가 ECB 전체 의견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ECB 내 중도적인 입장을 취해왔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의 발언이 주목된다고 WSJ은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통화정책 결정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스스로 평가할 것"이라면서 새로운 경제지표에 따라 회의마다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클루프 총재는 유럽의 경직된 고용시장,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혼란, 정부의 부양책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더욱 굳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시 마이너스 금리 시대로 되돌아가는 일도 없을 것"이라면서 "앞으로의 도전은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는 것이지 2%까지 올리는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국) 소비자 물가 상승률(CPI)은 지난해 10월 전년 대비 10.6%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1월에는 8.5%를 기록, 3개월 연속 상승 폭이 둔화했다. 하지만 ECB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고 있다. 미국의 CPI는 1월 전년 대비 6.5% 올라, 직전월(6.5%)보다 소폭 둔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