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앤인물] 김규현 MMP 대표 “중소기업 M&A 자문, 미스매칭 해소”

입력 2023-02-23 10:44수정 2023-02-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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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자문사 MMP, ‘정보의 비대칭성’ 큰 중소형 M&A 시장 공략 목표
600억 규모 프랙시스 승명, 부스트랩, 바스버거 등 굵직한 딜 자문
일본 중소 M&A시장 활성화에 아이디어…니혼 M&A센터 연간 900개 딜
M&A 딜 중계 플랫폼 ‘딜 테이블’ 상반기 출시 목표…“결혼정보회사 벤치마킹”

▲김규현 딜자문기업 MMP대표가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는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M&A 매각자들이 인수자쪽을 만나고 싶은데 연결지점이 없거나, 인수자들 역시 매도희망 기업을 만나고 싶어도 니즈에 맞는 기업을 찾는 것이 수월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원하는 조건에 맞게 정보를 공유하고 관심있는 곳끼리 컨택하도록 해 딜 기간을 대폭 단축하고자 합니다.”

중소기업·스타트업 딜(Deal) 자문사 ‘MMP’의 김규현 대표(사진)는 서울 삼성동 MMP본사에서 진행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만연한 탓에 매수자와 매도자가 서로를 알아보기 힘든 중소형 M&A 시장에서 정직함을 무기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회계업계에 12년간 몸담아온 김 대표는 매번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는 중소형 M&A 딜의 ‘비합리성’이 눈에 밟혔다. 대형 매물이 나오면 모두가 알아보는 대형 M&A 시장과 달리, 매각을 원하는 쪽과 인수를 원하는 쪽이 서로를 찾지 못해 기회비용을 소모하는 일이 잦았다. 자수성가로 번듯한 사업을 일궈낸 기업인들이 소위 ‘사짜’ 브로커들의 감언이설에 낮은 밸류로 지분을 매각하는 현장도 목도했다.

중소 M&A시장이 굉장히 활발한 일본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그는 한국에서도 비슷한 모델을 만들기로 했다. 점점 커가는 한국 자본시장의 몸집에 맞춰 파편화된 중소 M&A 시장에 건전한 딜 자문 어드바이저 역할만 충실히 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MMP는 건강기능식품회사 승명과 프랙시스캐피탈(PE)의 600억 원 규모 M&A 딜 프로젝트를 수행한 것을 시작으로 점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마이다스프라이빗에쿼티(PE)의 수백억 원 규모로 추정되는 D2C(소비자직접판매) 기업 부스트랩 인수건 관련 매각 자문을 맡아 딜을 성사시켰다. 최근에는 바스버거의 매각 자문도 진행 중이다.

올해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통해 중소형 M&A시장의 미스매칭 현상과 비합리성을 해소하겠다는 포부다. MMP는 보안을 유지하면서도 각자의 이상형을 맺어주는 결혼정보회사에서 영감을 얻어 매각자와 인수자를 연결시켜주는 ‘딜 테이블’을 올해 상반기 중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 일답.

-중소형 M&A시장의 어떤 점을 문제로 느꼈는지

“회계업계에 있으면서 중소형 M&A시장에 암암리에 브로커들, 이른바 ‘싸짜’들을 많이 봤다. 그들이 갖고 있는게 네트워킹이다보니 상장사의 투자를 받을 수 있고, 중소기업은 M&A를 잘 모르니 후려치는 경우가 있더라. 전환사채(CB)나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를 말하면 사장님들은 잘 모른다. 큰 돈이긴 하나 애매한 수준의 돈을 제공하고 여러 조건을 붙이면서 51%를 매각하게 하는 식이다. 이런 곳들 중에 알짜 회사들도 있다. 사업을 일구신 보통 분들이 아닌데 이렇게까지 홀리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밸류도 형편없이 할때도 있었다. 그런데도 중소 딜에 대한 니즈는 엄청나게 많은 상황이다.”

-MMP를 통해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다고 봤는지

“맥도날드가 매물로 나오면 모두가 안다. 그 정도 규모가 되면서 네트워킹이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중소기업이다. 인수자가 희망 하는데도 서로가 못만난다. 매각하고 싶은 쪽도 어떻게 할지를 모른다. 신산업이나 스타트업 등레서는 M&A에 관심있는 곳이 많은 상황이다. 중소·중견 기업 중에는 가업승계를 하려고 하는데 그 과정에서 본래 하던 사업 대신 신사업을 하고 싶어 하는 경우도 있다. 돈과 니즈는 있어도 좋은 중소딜을 찾고 싶은데 못찾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바이사이드(Buy-Side)에서 홍보 없이 소개를 시켜달라는 얘기가 많았다. 서로 찾고 싶은데 못찾는 상황이 많은 만큼 우리가 만들어서 해결해보자는 마음이 컸다.”

-기존 회계법인에서 진행하는 딜 자문과 다른지

“회계사분들도 M&A에 발 담궜던 분들이 나와 로컬 회계법인에서 딜 소싱을 한다. 그러나 회사가 좋고 나쁜걸 떠나서 회계사 입장에선 하나의 딜에 목맬수 없다. 감사, 세무 등 다른 업무로 인해 딜 업무에 집중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중소기업에선 대형 회계법인에도 딜 자문을 맡긴다. 그러나 대형 회계법인에선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다.”

-M&A 매칭 플랫폼 ‘딜 테이블’은 어떤 서비스인지

“매각자와 인수자, 그리고 자문사들이 각 상황에 맞게 서로의 프로필과 이상형을 작성하면 딜테이블 고유의 알고리즘과 전문가의 판단에 따라 딜을 소개해주는 매칭 플랫폼이라고 보면 된다. M&A는 매각자와 인수자가 모두 좋은 짝을 만나야 성공할수 있다. 그 과정에 중요한 지점 두가지가 ‘보안’, 그리고 ‘이상형’이다. 결혼정보회사는 각자의 이상형을 찾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철저히 보안을 유지한다. 듀오나 가연에 가입한 사실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고객은 많지 않다. M&A도 유사하다고 생각했다. 딜테이블도 양측이 모두 컨펌하기 전까지는 회사명, 담당자 연락처 등 상대방의 중요한 정보는 보안으로 유지된다. 양측이 모두 컨펌한 후에만 서로의 컨택포인트를 활용해 딜 논의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딜 자문에 있어 중요하게 여기는 점이 있다면

“중개를 주관하는 사람은 양쪽이 다 믿어야 한다. 최대한 정직하게 하려고 한다. 숨겨야 하는것도 있긴 하지만 거짓말로 딜을 성사시킬 순 없다. 첫 미팅부터 대놓고 약점을 말한다. 한계를 극복할 자신이 없으면 안하는 게 낫다. 인수하는 쪽에선 허들 때문에 될듯 하다가 안되는 경우도 나온다. 그러나 먼저 말하고 극복하려는 자세는 진정성이 있다. 정직성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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