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격추된 풍선 3개는 정찰용이란 근거 없어”
미 의회 “여전히 의문점 해소 안 돼”...투명성 문제 지적
블링컨, 17일 왕이 만날 가능성에도 무게 실려
중국, 미 기업 제재하고 포드‧CATL 거래 조사...격추 보복
중국 정찰풍선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긴장 관계가 고조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히면서 갈등 관리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간)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시 주석과의 대화를 기대한다”며 “우리는 (중국과) 경쟁이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책임 있게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신냉전 벌일 의도는 없다”면서도 “중국 정찰풍선 격추를 사과하진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것을 격추함으로써 우리 주권 침해를 용납하지 않으며, 우리나라를 방어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란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4일 이후 10일부터 12일까지 3일 연속으로 격추한 세 개의 중국 풍선에 관한 설명도 내놨다. 그는 “지금까진 최근 격추한 중국 풍선 3개는 중국 정찰용이라고 볼 만한 근거가 없다”며 “민간기업과 연구기관 관련 풍선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착각하면 안 된다”며 “만약 어떤 물체가 미국 국민의 안전과 안보에 위협이 된다면 그게 무엇이든 격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정찰풍선 격추의 당위성을 설명하면서도 시 주석과의 대화와 외교 채널을 통한 소통을 강조함으로써 갈등을 극대화하지 않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고 CNBC방송은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 의회에선 행정부 대응이 충분치 않다는 듯 투명성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클 매콜 하원의원은 “수일간의 침묵 끝에도 우리는 정찰풍선이 며칠 동안이나 미국을 횡단할 수 있었는지와 같은 해소되지 않은 의문점을 안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 사건들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전달하는 데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중국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만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17~19일 왕 위원도 참석하는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다. 이때 이들이 별도 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미‧중 갈등 여진은 여전하다. 중국은 정찰풍선 사태 보복으로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레이시온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이에 두 기업의 중국 거래가 중단됐고, 이들 기업의 고위 임원들의 중국 입국이 금지됐다.
또 최근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포드와 중국 CATL 거래 조사에도 나섰다. 포드와 CATL은 미국 미시간에 35억 달러(약 4조4359억 원) 규모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이 거래로 CATL의 핵심 기술이 포드에 넘어갈 수 있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