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목폴라 굿즈 판매했더니…직원들과 거리 좁히는 CEO들

입력 2023-02-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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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마스코트 '엔솔이' 새겨 2000장 주문제작
삼성전자 '위톡', 삼성전기 '썰톡'…대화 창구 마련
“톱다운 방식 아닌 상향식 소통은 시대적 흐름”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국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임직원들과의 소통 행보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애장품을 굿즈(상품)로 제작 판매하고, 소통 프로그램을 통해 임직원의 애로사항을 경청하는 등 과거의 톱다운 방식이 아닌 직급의 벽을 허무는 진솔한 스킨십을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권영수 부회장의 트레이드 마크인 ‘검은색 목폴라 니트’를 굿즈로 제작해 임직원에게 판매했다. 사내 메신저를 통해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직원들이 권 부회장에게 니트 구매처를 묻는 등 관심이 커지면서 출시로 이어졌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공식 마스코트인 ‘엔솔이’를 새긴 목폴라 니트는 국내 사업장에서만 2000장 이상이 판매되며 임직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판매 수익금은 회사 차원에서 전액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권 부회장이 사내에서 인기가 많다 보니 해당 굿즈가 나왔고 동날 정도로 호응이 높았다”며 “LG엔솔 내 임직원의 80%가 MZ세대라 복지제도도 다변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소통채널 ‘엔톡’을 열고 주기적으로 임직원들과 대화도 나누고 있다. 엔톡을 통해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입양휴가, 난임 휴가 등이 신설되는 등 복지제도까지 변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평등한 조직 문화를 위해 구성원 사이 호칭을 ‘님’으로 통일했다. 권 부회장도 자신의 사내 호칭을 ‘권영수 님’으로 불러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이 위톡(WeTalk)을 통해 진정한 리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반도체 유튜브 캡쳐)

삼성전자, 삼성전기, 에쓰오일 등도 직원과 CEO 간의 소통 프로그램을 상시 가동하며 유대감을 높이고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삼성전기 사장 시절부터 ‘소통의 달인’으로 불렸다. 당시 ‘썰톡’(Thursday talkㆍ목요 대화)을 통해 임직원과 직접 대화를 나누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경 사장은 2021년 12월 삼성전자 DS부문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같은 행보를 이어갔다. 썰톡을 벤치마킹한 ‘위톡’(Wednesday Talk·수요 대화)을 개설한 것이다. 위톡은 매주 수요일 오후 1시간 동안 주요 경영진과 직원들이 실시간 방송과 채팅으로 격의 없이 대화하는 창구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도 ‘썰톡’을 통해 임직원들과 미래 비전을 공유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21년 12월 취임 당시 첫 썰톡에서는 임직원들이 1000여 개의 질문을 남기기도 했다. 장 사장은 취미생활 중 서핑을 언급하며 “내년 여름 해수욕장에서 만나게 되면 밥을 사겠다”라고 말해 임직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는 지난 1월 신입사원과 함께 청계산에서 신년 산행을 개최했다. MZ세대 젊은 직원들과 직접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며 소통 경영에 나섰다. 이날 알 카타니 CEO는 올해 신입사원 등 200여 명과 청계산 이수봉에 올라 새해 덕담을 나누고 경영목표 달성을 위한 결의를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신입사원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는 알 카타니 CEO의 모습이 포착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로 CEO와의 소통 프로그램에선 성과급, 휴식 등 직원 복지와 관련된 내용과 평소 물어보기 어려운 내용을 직접 질문하는 것들이 주를 이룬다”며 “기업 CEO들이 과거 톱다운 방식이 아닌 상향식 소통에 집중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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