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 도발,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만
NSC,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키로
김여정 "연합방위태세 떠들어 지역 안정 파괴"
통일부 "궤변 늘어놓는 것에 개탄 금치 못해"
북한이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고각 발사했다. 이는 올해 첫 ICBM 발사로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만이다. 북한은 이번 발사를 통해 ICBM의 ‘실전 능력’을 평가했다며 미국을 압박했으며, 우리 당국도 즉각 긴급 안보회의 소집 등 대응에 나섰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북한의 ICBM운용부대 중 제1붉은기영웅중대가 전날(18일) 오후 평양국제비행장에서 ICBM ‘화성-15′를 최대사거리체제로 고각발사했다고 보도했다. 합참에 따르면 ICBM은고각으로 발사돼 900여㎞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일본 NHK에 따르면 북한 미사일은 홋카이도 오시마오시마(渡島大島)에서 서쪽으로 약 200㎞ 떨어진 해상에 떨어졌다.
북한이 ICBM을 발사하는 도발을 한 것은 작년 11월 18일 이후 3달 만이다. 당시는 ‘화성-17형’을 발사했다. 화성-17형은 사거리가 1만3000~1만5000㎞로 추정된다. 또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새해 벽두 초대형 방사포 1발을 쏜 지 48일만이자, 올해 두 번째다.
북한이 올 들어 두번째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자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심각한 도발”이라며 강력한 규탄에 나섰다. 또 “북한 내 심각한 식량난으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정권이 주민의 인권과 민생을 도외시하며 대규모 열병식과 핵·미사일 개발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도발을 통해 북한이 얻을 것은 국제사회의 혹독한 제재뿐”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특히 상임위 참석자들은 한미동맹의 확고한 대비 태세를 바탕으로 압도적인 대응 능력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지속해서 강화하기로 했다고도 전했다.
그럼에도 북한은 "이번 ICBM 도발은 미국을 향한 것"이라며 한·미 양국을 거세게 비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은 발사 하루 뒤인 1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여전히 남조선 것들을 상대할 의향이 없다"면서도 “확장억지, 연합방위태세를 떠들며 미국과 남조선(남한) 것들이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에서 군사적 우세를 획득하고 지배적 위치를 차지해보려는 위험천만한 과욕과 기도를 노골화하고 있는 것은 지역 안정을 파괴하고 정세를 더더욱 위태해지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 정부를 가리켜 ‘바보들’이라는 표현도 썼다. 김 부부장은 “남조선 것들도 지금처럼 마냥 ‘용감무쌍’한 척, 삐칠 데 안 삐칠 데 가리지 못하다가는 종당에 어떤 화를 자초하게 되겠는지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의 이러한 수사적 경고로 볼 때 이번 도발 재개는 22일 한미가 미국 국방부(펜타곤)에서 북한의 실제 핵사용 시나리오를 상정한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을 시행하고, 내달 중순 대규모 한미 연합연습을 한다고 각각 발표한 것에 대해 반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우리 정부도 “개탄을 금치 못한다”며 맞대응에 나섰다. 통일부 대변인실은 이날 기자단에 보낸 입장에서 “현 정세 악화의 원인과 책임이 자신들의 무모한 핵·미사일 개발에 있다는 점을 망각하고 있다”며 “오히려 우리와 미국에 책임을 전가하는 등 궤변을 늘어놓고 있는 데 대해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