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저작물 관련 정부기관 결정 첫 사례
“이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이미지, 저작권 없어”
작품 속 이야기·이미지 배열은 저작권 인정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저작권청(USCO)은 최근 AI 시스템 ‘미드저니(Midjourney)’를 사용해 만든 ‘그래픽 노블(만화)’ 속 이미지는 저작권법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해당 내용은 USCO가 ‘여명의 자리야(Zarya of the Dawn)’ 작가 크리스 카슈타노바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공개됐다. 카슈타노바는 해당 작품 속 이미지를 미드저니를 통해 만들었다.
애초 작가는 지난해 9월 작품을 처음 저작권 등록을 할 당시 이미지 생성에 AI가 관여했다는 사실을 당국에 알리지 않았다. 이후 관련 사실이 알려지자 USCO는 같은 해 10월 작가의 저작권 등록을 재고하기로 하고 검토에 들어갔다.
그 결과 USCO는 작품 속 작가가 쓴 이야기와 이미지 배열 방식은 저작권법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AI가 만든 이미지 자체는 보호받을 권리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USCO는 “카슈타노바 작가는 이미지 자체에 대한 ‘마스터 마인드(Master Mind)’는 아니다”라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마스터 마인드란 복잡한 일을 지휘하거나 조종하는 사람을 칭하는 사전적 의미다. 쉽게 말해 작가의 의도대로 그려진 그림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면서 “이용자가 특정 결과물을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은 저작권이라는 틀에서 아티스트들이 이용하는 다른 도구와 미드저니를 구별 짓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결정은 AI 저작물의 저작권법 보호 대상 여부에 대해 미국 정부 기관이나 법원이 내놓은 첫 번째 결정 사례다. 향후 벌어질 여러 AI 저작권 관련 다툼에서도 선례로 활용될 수 있다.
카슈타노바 작가는 저작권 일부를 인정한 USCO의 결정에 “좋은 소식”이라며 “(이번 결정이) AI 예술 커뮤니티 사람들에게 많이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미지 자체도 내 창의성을 통한 직접적인 표현이므로 저작권이 있다”며 “내 주장을 밀고 가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미드저니 측도 이번 결정을 반겼다. 법률 고문인 맥스 실스는 “미드저니와 카슈타노바 작가, 예술가들에게 큰 승리”라며 “예술가들이 미드저니와 같은 이미지 생성 도구에 ‘창의적인 통제권’을 행사한다면 (저작권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USCO는 카슈타노바에게 발급했던 기존 인증서를 취소하고 저작권 일부만 인정하는 새 인증서를 발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