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은행)의 24일 기준 12개월 만기 외화(달러 기준) 정기예금 금리는 4.68~5.17% 수준이다. 이들 은행의 원화 정기예금 금리가 3.3~3.7%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하단은 1.38%포인트(p), 상단이 1.47%p 높다.
달러 예금은 예금 이자에 환차익까지 얻을 수 있는 상품으로, 원·달러 환율이 낮을 때 가입해 오른 상태에서 팔면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외화예금이 환율 변동성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정기예금에 달러를 맡겨놓는 동안 원· 달러 환율이 하락(달러 약세)하면, 환차손이 발생해 고금리로 얻은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
달러 정기예금 금리가 원화 정기예금보다 높아진 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과 맞물려 있다. 지난해 1월 0.25%였던 미국의 기준금리는 이달 4.75%까지 올랐다. 이는 2007년 이후 약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보다 9.50원 오른 1304.5원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금리가 올해 말 5.0~5.25%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달러 예금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달러는 최종 금리 레벨 상향조정에 따라 상승분만을 반영하며 단기 강세 국면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며 “단기 달러 강세 국면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상승 폭을 되돌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상반기에 1330~1350원까지 고점을 높일 수 있지만, 하반기에는 다시 상승 폭을 되돌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은행들의 달러 수요가 높아진 것도 달러 정기예금 금리가 오른 이유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서 달러채권 발행보다 정기예금에 돈을 유치하는 편이 더 낫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면서 달러채권을 발행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 달러채권을 발행하는 것보다 국내 거주자들이 보유한 달러를 유치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은행은 달러 예금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4월 28일까지 외화예금 신규가입 이벤트를 진행한다. 조건을 충족하면 KB금융 쿠폰 1만 원과 30%의 환율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다음 달 31일까지 외화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우대금리 0.3%p와 환율 우대 90% 혜택(미 달러 기준)을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다음 달 31일까지 영업점 창구에서 외국통화 현찰을 ‘밀리언달러 통장’에 입금하는 고객에게 500달러까지 현찰 수수료를 면제하는 ‘방구석 외화 찾기’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또한, 유안타증권 외화 연계 계좌와 ‘하나 밀리언달러 통장’을 동시에 개설하면 별도 절차 없이 하나은행 외화예금 계좌에서 보유한 달러로 유안타증권을 통해 미국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