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인상 움직임에 정부 제동 걸어…인상 잇따를지도 촉각
정부의 주세 인상과 빈 병 가격 조정으로 소주와 맥주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이트진로가 음식점과 술집 등에서 판매되는 수입 주류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용 주류의 가격 인상이 뒤따를지 주목된다.
2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유흥 채널용 수입 주류의 출고가를 이달부터 평균 15.9% 올렸다. 유흥 채널은 식당, 술집 등을 뜻하며 편의점, 마트 등은 가정 시장으로 분류된다.
가격이 조정된 수입 주류는 기린 이치방시보리, 싱하, 써머스비, 크로넨버그 1664 블랑, 파울라너 등이다. 하이트진로는 이번 가격 인상을 유흥 채널로 한정했으며, 가정 시장용 주류제품의 출고가는 동결했다.
하이네켄코리아의 경우 10일부터 업장용 일부 제품의 가격을 평균 9.5% 올린 바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수입 원가가 오른 데다 국내 물류비 상승분이 있어서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리게 됐다”며 “타 수입사들 인상에 동참하지 않고 버티다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인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유통·주류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소주와 맥주 등 주류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주세를 비롯해 원재료와 물류비 등 생산비용 증가가 지속하고 있어서다. 4월부터는 맥주에 붙는 세금이 지난해보다 리터당 30.5원 올라 885.7원이 된다. 또 제병업체는 소주 빈 병 공급가를 병당 약 40원 인상해 녹색병의 경우 180원에서 220원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정부가 주류 가격 인상 움직임에 제동을 걸어 인상이 잇따를지도 이목이 쏠린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세금이 어떻든 요금에 원가 부담은 있고, 이를 시장 가격에 전가하는 게 일반적 행태는 아니다. 물가 안정은 당국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각계의 협조도 필요하다. 세금이 조금 올랐다고 해서 주류가 그만큼 혹은 그보다 더 올려야 하나에 대해 업계와 얘기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