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서탄에서 수출 신호탄 쏜 경동나비엔…“2032년 10조 목표”

입력 2023-02-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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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9억원 매출 8년 만에 3배 상승…수출 비중도 46%서 70%
서탄공장, 자동화로 품질 경쟁력 확보…북미 등 해외 공략 원동력
향후 10만 평 규모 증축…“HVAC 진출로 2년 뒤 2조 달성할 것”

▲경동나비엔 비전(VISION) 검사 시스템. (사진제공=경동나비엔)

2014년 428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경동나비엔이 2021년 국내 보일러 업계 최초로 1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도 매출이 전년 대비 5.2% 증가해 1조1601억 원을 달성했다. 8년 만에 매출이 약 3배 넘게 늘어난 셈이다. 매출 상승 배경에는 해외 시장이 있다. 2014년 46% 불과했던 해외 매출액 비중은 지난해 70%까지 늘었다. 이러한 보일러 생산의 핵심 기지이자 수출 신호탄을 쏜 곳은 해외가 아닌 경기 평택시 서탄면에 자리한 경동나비엔 서탄공장이었다.

경기 평택시에 있는 4만 평 규모의 경동나비엔 서탄공장에선 수백 명의 근로자와 자동화 로봇들이 보일러 생산에 한창이었다. 기자가 방문한 조립동에선 주로 협력업체 직원인 외국인 근로자들이 보일러 조립을 맡고 있었고 내국인들은 조립된 보일러의 검사를 진행했다. 이후 로봇들이 보일러 주요 부품 위치를 촬영해 제품 불량 유무를 판별했다. 순식간에 만들어진 보일러들은 포장과 입고 과정에서 자동화 라인 로봇들을 거치면서 물류창고에 차곡차곡 쌓였다. 2014년 12월 준공된 공장답게 외관은 깔끔했으며 내부도 쾌적한 느낌이 물씬 났다. 지난해 말 기준 서탄공장에선 1242명(협력사 530명 포함)의 근로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파렛타이징-바코드 기준 자동 분류 및 적재 과정. (사진제공=경동나비엔)

경동나비엔 서탄공장에는 생산, 검사, 물류 등 3단계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됐다. 경동나비엔은 이를 통해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조립 공정을 보면 로봇들이 근로자들 사이 곳곳에 배치됐다. 부품들은 조립 공정으로 자동 공급됐고 조립이 끝난 제품은 비전 검사 로봇이 최대 55개 항목을 촬영해 이상 여부를 1차로 점검했다. 이후 레일을 따라 운행하는 RGV(Rail Guided Vehicles)에 의해 검사 공정으로 이동해, 자체 자동검사시스템으로 품질의 이상 유무를 최종 점검됐다. 모든 과정에서 7가지 통합 생산관리 시스템이 작동돼 제품의 불량률 등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공유, 집계돼 생산에 반영되고 있었다.

서탄공장에선 연간 200만 대의 보일러가 생산된다. 2014년 공장 첫 가동 당시 생산 규모는 120만 대였지만 생산 설비 증설로 200만 대까지 커졌다. 국내 연간 보일러 시장이 130만 대인 점을 고려하면 이 공장에서만 1.5배 넘는 보일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생산된 보일러들은 북미 등 47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예정욱 경동나비엔 WT생산팀 매니저는 “자동화 라인은 5개이고 각종 설비가 설치돼 있어 2교대로 진행 시 최대 300만 대의 보일러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립동 건물 왼편엔 신뢰성동이 있었다. 신뢰성동에선 보일러 제품과 부품의 신뢰성 시험이 진행되고 있었다. 주로 시험실에선 가스제품의 연소 성능 시험과 온수 제어 관련 시험 등이 진행됐다. 시뮬레이션 실험실에선 8대 보일러를 동시에 검수할 수 있게 시설이 구축돼 있었다. 서탄공장에서 보일러 연구ㆍ시험부터 조립 및 유통까지 생산 전 과정이 진행되고 있었다.

▲경동나비엔 신뢰성검사. (사진제공=경동나비엔)

경동나비엔은 ‘수출 신화’를 이끈 서탄공장을 향후 10만 평 규모로 증축에 나설 예정이다. 글로벌 수요에 대응해 생산역량을 확충하고, 신규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생산 규모는 2026년까지 연간 439만대 수준으로 확장한다. 북미 전용 신제품과 냉방 관련 제품을 생산할 방침이다. 또 생산, 검사, 물류 등 생산 전 과정의 디지털 전환(DT)을 통해 고객의 수요에 맞춘 통합 생산관리를 도입하고, 품질관리 역량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배형민 경동나비엔 서탄공장 관리부문장은 “서탄공장 인근 부지 73% 정도 매입을 마무리한 상태며 부지 확장하는 데 문제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범 경동나비엔 영업·마케팅 총괄임원은 “서탄공장을 중심으로 전 세계 320조 규모의 냉난방공조(HVAC) 시장에 진출해 2025년엔 2조 원, 2032년엔 10조 원의 매출을 달성할 목표를 내부적으로 세웠다”며 “북미 시장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쾌적한 생활환경 파트너’라는 회사의 비전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동나비엔 서탄공장 전경. (사진제공=경동나비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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