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年 20% 초과하면 처벌…이자제한법 ‘합헌’”

입력 2023-03-0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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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사금융 피해방지 위해 형사처벌 필요”…憲裁 첫 판단

최고 이자율 위반자에 1년 이하 징역‧1000만원 이하 벌금
이자제한법 8조 1항 등 위헌소원…재판관 전원일치 “합헌”

법정 최고이자율을 연간 20%로 제한하고 이를 초과해 이자 받은 사람을 처벌하는 이자제한법이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첫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이자제한법 제8조 제1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을 심리,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 서울의 한 번화가에 뿌려져 있는 대출 전단지. (연합뉴스)

헌재에 따르면 헌법소원 청구인 A 씨는 2018년 1억8000만 원을 빌려주면서 선이자 3000만 원을 뗀 뒤 11개월 동안 별도로 6300만 원의 이자를 받았다. 선이자를 포함하면 연(年) 이자율이 50%를 넘는다.

현행 이자제한법은 최고 이자율을 위반한 사람을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조항에 따라 유죄 판결을 받은 A 씨는 이자제한법이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이자의 적정한 최고한도를 정함으로써 국민경제 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라며 “입법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면서 A 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 씨 측은 이자제한법 제2조 제3항이 이미 ‘최고 이자율 초과 부분은 무효로 한다’고 정하고 있어 별도의 형사처벌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지만, 헌재는 이 주장 또한 배척했다.

헌재는 “불법 사금융 피해 상담‧신고가 나날이 증가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최고이자율 초과 부분을 무효로 하는 것만으로는 그 폐해를 막을 수 없다”며 “이를 방지하려면 형사처벌과 같은 제재 수단이 필요함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헌재 관계자는 “입법자(국회)가 민사상 효력을 제한하는 것 이외에 형사처벌까지 규정했다고 해서 과도한 제한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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