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글로벌 EV 신차 시너지
올해 그룹 성장 핵심동력 급부상
꿈의 배터리 등 초격차 진두지휘
삼성의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사업이 올해 그룹 성장을 이끌 핵심 동력으로 떠올랐다.
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삼성 임직원들 사이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의 성장세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올해 믿을 곳은 디스플레이와 배터리뿐이라는 얘기가 자주 언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올해 실적 향상은 거래처의 스마트폰 공급 확대가 주효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스마트폰 수요 감소로 중소형 제품 판매가 감소했지만, 사상 최대인 5조95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특히 연결기준으로 집계되는 삼성전자의 생활가전, 스마트폰, 반도체 등 주요 사업부 모두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줄었으나 삼성디스플레이만 33.4% 늘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플래그십 모델에 디스플레이를 납품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23 시리즈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갤럭시 Z 시리즈인 폴더블폰의 대중화 효과가 더해지면 올해 영업이익 신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갤럭시 시리즈, 아이폰 시리즈 등 거래처의 신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정보기술(IT)·자동차용 디스플레이, VR(가상현실)·AR(증강현실)용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 20조 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역대 최대인 1조808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은 69.4%로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삼성SDI의 성장은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중대형 배터리 부문이 견인했다.
자동차용 전지 P5(젠5)를 비롯한 중대형 배터리 사업은 올해가 더 기대된다. BMW, 아우디 등 거래처의 신차 출시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인 지름 46㎜(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양산, 젠6 출시, 전고체 배터리 개발 등 차별화된 기술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삼성그룹이 디스플레이, 배터리 사업 성장에 거는 기대는 이재용 회장의 행보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달에만 5곳의 국내 사업장을 돌아보는 강행군을 한 이 회장은 디스플레이, 배터리 사업에 초점을 맞췄다.
이 회장은 지난달 7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3년 만에 방문해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패널의 생산라인을 둘러봤다. 이 회장은 이곳에서 ‘초격차 기술’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같은 달 21일 삼성전자 수원디지털시티를 방문해 OLED TV 신제품 시연을 참관했다. 이 회장은 마이크로 LED 등 차세대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지난달 27일에는 삼성SDI 수원사업장을 찾아 전고체 배터리 시험생산(파일럿) 라인을 살폈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에서 다진 초격차 DNA를 디스플레이, 배터리까지 확산시켜 경쟁사들이 넘볼 수 없는 미래 기술 확보에 주력하자는 메시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