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인플레이션 감축법 서명 이후 감소세
10월 테슬라 가격 인하 탓에 판매比 1%대
2월 기준 역대 최대판매에도 전기차 3%대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2월 기준 현대자동차는 4개월 연속, 기아는 7개월째 미국 판매(월 기준) 최대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미래 전략의 핵심인 전기차 판매는 되려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법)과 1위 업체(테슬라)의 잇따른 가격 인하 등 외부환경에 쉽게 휘둘린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일(현지시간) 현대차와 기아 미국법인은 각각 2월 현지판매 실적을 공개했다. 전체 판매는 2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전기차 판매와 판매 비중은 전년 대비 감소세가 뚜렷했다.
먼저 현대차의 전체 미국 판매는 전년(5만2424) 대비 9% 증가한 5만7044대를 기록했다. 4개월 연속 월 판매 신기록이다. 기아 역시 2월 미국 판매 신기록을 썼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24% 증가한 6만859대를 팔았다. 기아의 월 판매 신기록은 7개월째다.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4개월과 7개월 연속 월 기준 판매 기록을 세웠으나 전기차 판매는 되려 주춤했다. 예컨대 현대차 아이오닉 5 판매는 지난해 2월(2555대)보다 19% 감소한 2074대에 머물렀다.
현대차 전체 미국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지난해 상반기를 정점으로 지속해서 감소 중이다.
지난해 2월 본격적인 미국 판매를 시작한 아이오닉 5의 경우 2월(4.87%)과 3월(4.54%), 4월(4.34%)까지 꾸준히 4%대 비중을 기록했다. 5월 전기차 판매 비중이 3.22%로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6월에도 4.52%를 유지하는 등 상반기에만 꾸준히 4%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6월 판매(2853대) 비중을 기준으로 두 번째지만 판매 대수로는 미국 진출 이후 최대치였다.
반면 본격적인 부침은 9월과 11월에 나타났다. 8월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IRA법에 서명하면서 딜러를 대상으로 한 도매 판매가 급감, 9월 판매가 1306대에 그쳤다. 최대 기록이었던 6월(2853대) 대비 46% 수준에 머물렀다.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2.19%까지 하락했다.
또 한 번의 부침은 11월이었다. 10월부터 현지 전기차 판매 1위인 테슬라가 가격 인하를 단행하는 등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면서 현대차가 직격탄을 맞았다. 11월 아이오닉 5 판매는 1191대에 그쳤고,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8%에 머물렀다. 미국 진출 이후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 이하로 떨어진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올해 들어 전기차 판매 비중이 다시 3% 안팎으로 개선됐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 꾸준히 5%에 육박하는 비중을 기록했던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외부 요인에 쉽게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 1위 업체인 테슬라가 하루에도 2차례씩 가격을 낮추는 상황”이라며 “전기차를 구매하려던 전체 산업수요가 관망세로 전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