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나쁜 징조”…유동성 위기 현실화
비트코인 가격 2만 2000달러 횡보
미국 가상자산 전문은행 실버게이트 캐피털의 유동성 위기 여파로 비트코인 가격이 2만 2000달러대를 횡보하고 있다.
4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7시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2만 2360달러로 전날보다 0.11% 떨어졌다. 지난달 한때 2만 5000달러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시세는 3일 오전 급락한 이후 2만 2000달러대를 맴돌고 있다.
하락장이 시작된 건 미국의 가상자산 전문 은행인 실버게이트 캐피털에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면서다.
실버게이트는 지난 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연간 사업보고서 제출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지난해 4분기 말에 10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고, 1월과 2월에 추가 손실을 입어 유동성 위기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에 뉴욕 증시가 즉각 반응했다. 2일 실버게이트 주가는 58%가량 폭락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실버게이트의 신용등급을 ‘Ba3’에서 ‘Caa1’으로 강등했다. Caa1 등급은 잠재적 파산 위험을 뜻한다.
실버게이트 캐피털은 가상자산 회사 간 자금 이체를 돕는 서비스로 성장했다. 가상자산 시장이 커지며 2019년 11월 뉴욕 증권 거래소에 상장했다. 특히 많은 투자자들이 달러·유로 같은 법정화폐를 가상자산으로 실시간 교환해주는 결제 네트워크 서비스(Silvergate Exchange Network)를 이용했다.
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실버게이트는 이 결제 네트워크 서비스 마저 현재 중단했다. 다른 모든 예금 관련 서비스는 운영되지만, 결제 네트워크가 그동안 실버게이트의 핵심 사업으로 꼽힌 만큼 위기가 가시화됐다는 평가다.
J. 오스틴 캠밸 콜롬비아 비즈니스 스쿨 교수는 이를 두고 ”매우 나쁜 징조”라고 평가했다. 그는 블룸버그와의 통화에서 “영업 종료 후 발표를 기다리면, (은행 계좌에) 돈이 하나도 남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행인 것은 많은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이미 실버게이트와의 관계를 끊고 자금을 이동했다는 점이며, 적어도 최악의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