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시력 장애인의 사물 인식률 높여
삼성 사내 벤처 ‘C랩’ 통해 시작…기술 고도화
삼성전자가 저시력 시각장애인을 위한 시각 보조 솔루션 ‘릴루미노’ 시범 보급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최근 릴루미노의 사용 적합성 검증을 위해 경기도시각장애인복지관과 초기 사용자였던 송승환 배우 겸 감독에게 글래스 타입의 웨어러블 기기 30여 대를 무상 시범 보급했다고 6일 밝혔다.
릴루미노는 '빛을 다시 돌려주다’라는 뜻의 라틴어로 저시력 장애인의 잔존시력을 활용해 사물의 인식률을 높여준다. 스마트폰 영상처리 소프트웨어인 ‘릴루미노 앱’과 안경 타입 웨어러블 기기인 ‘글래스’로 구성돼 있다. 시각장애인의 약 90%를 차지하는 잔존 시력이 남아 있는 저시력 장애인이 사용 대상이다.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고 글래스와 USB 케이블로 유선 연결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릴루미노 글래스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촬영된 생활 속 이미지는 릴루미노 앱에서 윤곽선 강조, 확대ㆍ축소, 색반전ㆍ대비 등 영상 처리를 통해 저시력 장애인의 사물 인식률을 높일 수 있는 형태로 변환된다.
릴루미노 앱에는 저시력 장애인이 스마트폰 화면을 보지 않고도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촉지감각’을 활용한 UX를 적용했다. 사용자는 글래스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개선된 영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시각 장애 정도나 유형에 따라 사용자별 최적화를 위한 개별 맞춤 설정도 가능하다.
송승환 감독은 “어렴풋이 형체만 보이던 사람과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며 “연기를 하면서 상대 배우를 잘 알아보기 힘든 어려움이 있었는데, 리허설 등의 과정에서 릴루미노를 사용하면 배우의 얼굴과 표정을 느낄 수 있어 연기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릴루미노는 삼성전자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을 통해 과제로 채택되면서 시작했다.
릴루미노 과제를 시작한 조정훈 연구원은 “시각장애인들 92%가 여가활동 1순위로 TV 시청을 꼽을 정도로 TV 의존도가 높지만, 실제 시청 접근은 어렵다는 조사결과를 보고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2017년에는 삼성전자 기어VR을 활용한 릴루미노 앱을 개발했고, 이후 실사용자의 요구를 반영해 안경 형태의 글래스 기기를 연구해 2018년 처음 컨셉 기기를 개발했다. 이후 수년간의 개선을 통해 착용감, 피로도 등 편의성을 높여왔다.
릴루미노 연구는 현재 삼성리서치에서 △안전성과 사용성 △품질 확보를 위한 글래스의 전파 인증 △임상시험 △소프트웨어(SW) 검증 △신뢰성 시험과 사용자 평가 등 끊임없는 기술 고도화가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더욱 작고 가벼운 릴루미노 글래스 개발을 통해 사용자 편의성을 강화하고 새로운 추가 기능도 연구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사회적 약자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향후 지원 확대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