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에 적수 없다?...대지진에도 끄떡없는 에르도안, 20년 장기집권 연장하나

입력 2023-03-09 16:28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대지진·인플레에도 에르도안 지지율 굳건
여론조사서 지지율 49.8%...야당 대선 후보 21.7%
쿠르드족·부동표가 대선 향방 가를 전망

▲튀르키예 부르사에 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대형 포스터앞에 비둘기들이 날아다니고 있다. 부르사(튀르키예)/로이터연합뉴스
대지진과 인플레이션에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69) 튀르키예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튀르키예 야당 대선 후보로 추대된 케말 클르츠다로울루(74) 공화인민당(CHP) 대표가 종신 집권을 노리는 ‘술탄’ 에르도안 현 대통령을 상대로 힘겨운 대선 레이스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진단했다.

튀르키예 6개 야당 연합은 6일 클르츠다로울루 대표를 단일 대선 후보로 추대했다. 야당이 대선을 앞두고 단일 후보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권교체에 대한 공통된 열망이 단일 후보 추대로 이어졌다. 재무부 관료 출신인 클르츠다로울루는 아마추어 축구선수 출신인 에르도안과 여러 면에서 대척점에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튀르키예는 5월 14일 대선을 앞두고 있다. ‘현역’인 에르도안 대통령은 아직 대선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조만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왼쪽) 튀르키예 대통령과 케말 클르츠다로울루 공화인민당(CHP) 대표. 로이터·AFP연합뉴스
FT는 상당수 정치 전문가가 클르츠다로울루가 튀르키예 유권자들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13년 가까이 제1야당인 CHP를 이끌긴 했지만, 이해관계가 약간씩 다른 6개 정당의 단일후보라는 점이 이유로 꼽혔다. 야당들을 결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에르도안은 이슬람주의자, 민족주의자를 중심으로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여기에 20년간 장기 집권하면서 미디어에 상당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어, 야당이 국민에게 정치적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에르도안은 80%가 넘는 인플레이션율과 자국 통화 리라화 가치 급락, 지난달 초 대지진에 대한 부실대응으로 국민의 분노를 샀지만, 보수층의 지지는 굳건하다. 여론조사 업체 아레다서베이가 지난달 23~27일 튀르키예 유권자 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49.8%가 에르도안을 지지했다. 클르츠다로울루 지지율은 21.7%에 그쳤다. 야당 소속인 에크렘 이마모글루 이스탄불 시장 지지율도 6.9%에 불과했다.

다만 이스탄불 소재 사반치대학의 버그 에센 정치학 교수는 “유권자의 10~15%가 아직 어떤 인물을 택할지 최종 결정을 하지 않았다”며 “클르츠다로울루가 이길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부동표와 더불어 에르도안 대통령이 탄압했던 쿠르드족의 표심도 이번 대선 향방을 가를 핵심 열쇠다. 튀르키예에서 세 번째로 큰 정당이자 친쿠르드족 성향인 인민민주당(HDP)은 현재 여당과 야당 중 그 어디의 손도 들지 않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