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매각 실패 대비한 안전장치 마련 검토”
미국 정부가 실리콘밸리은행(SVB)에 대한 구제금융 조치와 같은 개입에 대해서는 선을 그은 가운데 SVB 긴급 매각에 나섰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SVB의 관재인인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이 은행의 매각을 위한 경쟁 입찰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예금보험 보장 범위를 넘어서는 예금을 보호하기 위해 발 빠르게 매각처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입찰 정보는 비공개로, 낙찰자 최종 선정은 이날 밤늦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는 ‘통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거나 핵심 자산 인수 거부로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사업별로 매각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따르면 SVB는 지난해 말 기준 총 2090억 달러(약 276조 5070억 원)의 총자산을 보유한 미국 16위 은행이다. 현재 1750억 달러 규모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기업 고객이 많아 예금의 약 95%가 1계좌당 최대 25만 달러(약 3억3000만 원)까지인 예금 보호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연방정부가 SVB 매각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예금보험 대상이 아닌 모든 SVB 예금을 보호하는 방안을 비롯해 여러 안전장치 마련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재무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FDIC가 이번 주말 이러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는 특정 은행의 파산이 미국 금융 시스템 전반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예금보험 적용대상이 넘어서는 자금도 보호할 수 있다는 연방예금보험법 조항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 조건을 충족하려면 연준 이사회와 FDIC 이사회에서 각각 3분의 2가 ‘시스템 리스크가 우려된다’고 판단하고, 재닛 옐런 재무장관도 동의해야 한다.
이와 별개로 CNBC는 SVB에 노출된 다른 금융권을 지원하기 위해 ‘일반 금융기구’를 설치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