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파산에 국내 스타트업도 ‘촉각’…“단기적 투자 위축 우려”

입력 2023-03-13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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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업계, 직접적 피해 없을 것…SVB 이용한 스타트업·VC ‘소수’
“간접 영향으로 투자심리 위축”…중기부, 피해기업 모니터링 중

▲미국 샌타클라라에서 10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뱅크(SVB) 간판이 보인다. 샌타클라라(미국)/AFP연합뉴스

미국 스타트업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국내 벤처·스타트업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3일 중소벤처기업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SVB 파산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VC)들은 소수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스타트업이 SVB에 예금을 예치하거나 투자를 받기 위해선 미국 법인을 설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VC도 국내 출자자(LP)의 자본으로 스타트업을 투자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VC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 법인을 두고 운영하는 스타트업과 VC들 중 SVB 은행을 이용하는 국내 업체들은 소수일 것”이라며 “직접 이용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 법인을 둔 일부 VC들은 이번 파산 사태로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미국의 한국계 VC인 알토스벤처스는 미국 VC 펀드의 포트폴리오 중 60~80%가량을 SVB와 거래하고 있다. 김한준(한킴) 알토스벤처스 대표는 SNS를 통해 “이번 사태로 자금이 묶인 포트폴리오 회사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스타트업들이 자금을 돌려받으려면 수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한국계 VC는 이번 사태로 직원들에게 주급을 주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투자심리다. 국내에 진출한 해외 VC들을 중심으로 투자 위축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3분기부터 국내 벤처투자가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이 추세가 더욱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SVB 사태로 자금줄이 묶인 상황에서 단기적인 투자 위축이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국내 스타트업들이어도 글로벌 VC의 자금 투자를 받은 곳들도 있고, 투자를 앞둔 일부 스타트업들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이라며 “이번 사태를 지금 당장 예측하기엔 어렵다”고 강조했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벤처ㆍ스타트업에 특화된 은행이 파산해버리면서 가뜩이나 투자 시장이 어려운데 심리적 위축이 올 것 같다”며 “국내 시장도 추이를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국내 벤처ㆍ스타트업 담당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는 SVB 파산으로 실제 미국 법인을 둔 국내 피해기업이 있는지 관계부처와 공동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국내 벤처투자에 간접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황을 대비해 동향이나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미국 정부가 고객이 SVB에 맡긴 돈을 전액 보증하기로 한 조치에 대해 국내 업계엔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바라봤다.

중기부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SVB 고객의 예금액을 전액 보장하기로 하면서 빠르게 수습되는 거로 파악했다”며 “국내 벤처투자 시장엔 투자심리 위축 등 간접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으니 현 상황을 지속해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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